한국형 '오피스텔 성매매' 호주에도 상륙·확산

2013. 4. 29. 1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지선 성매매 합법..한국 국가이미지 실추 우려 대부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

현지선 성매매 합법…한국 국가이미지 실추 우려

대부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

(시드니=연합뉴스) 정 열 특파원 =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이른바 '오피스텔 성매매'가 호주에도 상륙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과 달리 호주는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여서 현지법상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국가 이미지 실추를 유발하고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비자 제도의 부작용을 또다시 드러내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호주 교민사회와 유학생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시드니 인근 대표적 한인타운인 스트라스필드 등을 중심으로 한국인 업주가 운영하는 '오피스텔 성매매'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오피스텔 성매매는 국내에서 성매매방지특별법 발효 이후 청량리와 미아리 등 대표적 사창가에 대한 대대적 단속으로 영업이 어려워진 성매매 종사자들이 서울 강남역과 역삼역 등 사무실과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의 오피스텔로 무대를 옮겨 은밀하게 하는 성매매를 일컫는다.

성매매가 합법인 호주에서는 굳이 이런 식의 성매매를 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아시아 여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은밀하고 색다른 방식의 성매매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홀 비자로 호주에 와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경태(가명) 씨는 "스트라스필드에 좋은 데가 생겼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찾아갔는데 한국과 똑같은 방식의 오피스텔 성매매를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업소에서 만난 아가씨가 '한국에선 단속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서 호주에 왔다'고 말했다"면서 "호주에선 성매매가 합법이라 마음이 편하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오피스텔 성매매를 포함해 호주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젊은 한국 여성 상당수가 자격요건이 느슨한 워홀 비자를 이용해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다는 점이다.

만 18~30세 사이 한국 젊은이들이 최장 1년간 호주에 체류하면서 취업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인 워홀은 나이 제한 외에는 특별한 자격요건이 없어 비자 발급받기가 수월하다.

시드니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워홀러 김나연(가명·22) 씨는 "처음에는 다양한 경험도 쌓고 영어도 배우기 위해 호주에 왔지만 막상 여행도 좀 하면서 사람답게 지내려니 돈이 필요해 유흥업소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실토했다.

특히 호주의 경우 합법적 산업인 성매매업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매매 종사 여성의 지속적 유입이 필수적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상황을 사실상 묵인 또는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호주 이민부는 워홀 비자가 성매매 종사자의 해외 진출로 오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한국에서 워홀 비자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상업적 성매매는 호주의 각 주정부 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인정된 산업"이라며 그럴 계획이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민부 관계자는 "워홀 비자의 발급 적격 기준은 호주 이민법에 명백히 제시돼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매매가 불법인 한국에서는 호주 등 워홀 비자 협정을 체결한 국가로 원정 성매매를 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회문제화하고 있으나 호주 정부는 자국에선 성매매가 합법적 산업이란 점을 강조하며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 정부는 재작년 말 호주에서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한국 여성이 1천 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문제화하자 이를 근절하기 위해 시드니 주재 총영사관에 검찰 영사를 파견하기도 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오히려 1년 임기로 파견됐던 검찰 영사가 지난 2월 귀국한 이후 호주 내에서 한국 여성들의 성매매는 더욱 은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시드니 총영사관 관계자는 "재외선거 관리 및 성매매 단속 등의 명분으로 1년 임기의 검찰 영사가 파견됐었지만 검사 1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LG전자, '곡면 올레드TV' 세계 최초 출시 딕펑스 "청춘은 지금..우리 음악도 실험 중이죠" 국회, 개성공단·日규탄 결의안 처리 시도 리듬체조 손연재, 페사로 월드컵서 리본 종목 은메달 일본 각료 1명 또 야스쿠니신사 참배(종합)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