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 안나오는 北 ‘로켓’ …결국 내부 통제용

헤럴드경제

외교·경제적 得보단 失…군부숙청·경제난으로 어수선한 군심·민심 다잡기 속셈 설득력

북한이 지난 4월에 이어 8개월 만에 다시 꺼내든 장거리로켓 카드는 알쏭달쏭이다.

"견적도 잘 안 나오는데"라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평가처럼 북한의 그 의도를 헤아리기가 어렵다.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나 이 시점에서는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더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일한 이유가 될 수 있는 게 내부통제용이란 설명이다. 군부숙청과 경제난으로 어수선한 군심과 민심을 상징성이 큰 장거리로켓으로 한방에 날려버리겠다는 속셈이란 풀이다.

우선 이번 선택은 외교적으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미국은 물론 한창 권력교체가 진행 중인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 게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발사 공표 시점은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특사인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방북 직후다. 리젠궈가 간 이유와 성과가 애매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장만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

만성적인 식량난과 고질적인 경제난도 더 심화시킬 게 뻔하다. 북한이 두 번째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게 되면 올해만 9억달러의 돈을 허공에 쏘아올리게 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우리 언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거리로켓 한발에 2억~3억달러가 들어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돈이면 매년 50만t씩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추운 겨울철에는 북한이 쏘아올리려는 액체연료 로켓 발사가 쉽지 않다.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 이후에는 최소 1~2년간 정밀 분석과 보완이 불가피한데, 북한이 8개월 만에 이를 극복했을지도 미지수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장거리로켓 발사는 내부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미국에 북한문제 우선순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은 단계에서 설득력이 약하다"며 "대외관계를 고려할 때 발사할 때가 아닌데, 결국 국내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현재로서는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북한 내부의 정치적 요인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김정은이 집권 1년이 다 돼가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잦은 군부 지도부 교체 등으로 군심과 민심만 불안해지자 로켓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사계획을 공표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선 실제 발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시간이 꽤 남은 데다, 성공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결과라는 풀이가 많다. 4월에 이어 이번에 또 실패하면 되레 주민들의 실망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발사준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실제 발사가 임박했을 때 전격적으로 알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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