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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얀마서 장애아 가르치는 '미소 천사' 이미지 교사>

KOICA 단원으로 특수학교서 봉사…"성탄절 트리 만들며 산타 기다려요"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얀마 장애우들과 함께 성탄절 트리를 만들고 있어요. 모두 즐거워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산타클로스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 시내에서 자동차로 북쪽으로 30분 넘게 달리면 보육원, 장애인 보호시설, 장애인 직업재활훈련원, 복지 분야 공무원연수원과 컴퓨터교육센터 등이 줄지어 늘어선 짜이와인 거리가 나온다. 이곳이 미얀마의 사회복지 관련 시설단지다.

이 단지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도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2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 이미지(27·여) 씨가 미얀마 장애 아동들과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가는 곳이다.

"불교국가인 이 나라에서 아이들은 성탄절 트리를 생전 처음 본대요. 페트병 등 재활용품으로 트리를 함께 만들었는데 무척 좋아해요. 장애우들이 해맑게 웃을 때 보람을 느껴요."

그러나 더 많은 장애아에게 웃음을 주지 못하는 이 씨에게는 아쉬움도 많다. 미얀마에는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교육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없다.

이 학교 교장은 이 씨가 봉사단원으로 부임하자 특별히 한국의 특수학교 교과과정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학교에는 6개 학급에 198명의 학생이 있어요. 한 학급에 담임 2명이 30명이 넘는 아이를 돌보고 있지요. 한국에서는 2~3명의 교사가 7명 정도의 아이를 보살피거든요. 아주 열악한 환경입니다. 이곳에서는 교사 신규 채용도 없지요. 교사가 휴가를 가면 대체 인력도 없고 심지어 교사가 다른 활동도 한답니다. 답답한 상황이죠."

그렇다고 이 씨는 현실에 절망하며 손을 놓지는 않는다. 수업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개별화 교육은 어떻게 하는지 등 대학과 한국 특수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총동원해 교사들을 가르친다. 특히 이 씨의 음악과 미술 교육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는 대구대 유아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경주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순회교육교사로 3년간 근무했다.

"이제 막 6개월을 넘겼는데 출근하면 아이들이 알아보고 달려와 안기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요. 또 작은 일에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내가 이곳에 잘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그는 학생들과 함께 구슬로 팔찌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학부모들로부터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다. 신나는 일이긴 해도 늘 이 사회의 차별 때문에 장애우들의 그늘진 얼굴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특수학교는 여기 한 곳밖에 없어요. 가족의 장애를 숨기려는 풍토가 남아 있죠. 여아에 대해서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해 우리 학교에 여학생은 198명 가운데 두 명뿐이에요. 모두 집에서 교육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학생과 교사들로부터 `미소 천사'로 불리는 그는 2014년 5월까지 이 학교에서 봉사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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