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징병제 진단 ⑤ 대만

2007. 1. 8. 09: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징.모병 병행제 전환.."병역제도 혁명 중"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한국과 비슷하게 분단국가로서 군사적 대치 상태인 대만은 50여년간 유지해온 징병제의 틀을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대만은 지난 2003년 전략적 환경의 변화와 대치상태인 중국의 위협, 군 무기 및 장비의 첨단화, 국방 예산 등을 감안, 모병 위주의 모병.징병 병행제로 전환키로 결정한 이후 2005년부터 모병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첨단무기와 장비를 적극 도입함에 따라 전문기술을 갖추고 복무기간이 비교적 긴 지원병 체제가 장비 조작과 유지보호를 하는데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방의 효율과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 모병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군은 오는 2008년까지 지원 사병 및 하사관 4만5천561명을 추가 모집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원병 60%, 의무병 40%의 목표를 설정하고 모병 활동을 한창 벌이고 있는 중이다.

모병제 위주의 정책 변화와 함께 징병된 의무병의 복무기한도 모병 목표가 달성되는 내년말이면 1년으로 단축된다.

리제(李杰)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해 10월 입법원 질의답변에서 "지원사병 모집이 제대로 이뤄져 오는 2008년에 모병 위주의 병력자원 확보 목표가 달성되면 의무병 목무기간도 1년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군은 99년부터 유지해오던 1년10개월의 의무병 군 복무기간을 2005년 7월부터 1년6개월로 줄인데 이어 2006년 1월부터는 1년4개월로 단축했다. 대만 국방부는 내년초에 다시 1년2개월로 단축하고 모병 목표가 달성되면 1년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만군은 현재 모병 확대를 위해 의무병의 4-5배에 달하는 급여와 자격증 보장 등 각종 유인책 외에 병영체험을 실시하거나 연령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여성의 입대 지원을 환영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국민당 정부가 본토에서 쫓겨 대만으로 넘어온 1949년부터 50여년간 징병제를 고수해왔던 점에서 병역제도의 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만 19세 이상의 병역 연령에 달한 청년들에게는 신체검사에 합격하면 병역의무가 부과돼 왔다. 물론 한국처럼 학업, 질병 등에 따른 각종 병역 면제조항이 있다.

대만의 상비군은 육군 20만명, 해군 5만명, 공군 5만명 등 대략 30만명 정도로 구성돼 있으며, 예비군이 350만명에 달한다. 최근 군 정예화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군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대만이 과감히 모병제 전환을 결정하게 된데는 전략적 환경의 변화 외에 청년들의 군 복무 기피 현상이 일반화된 것도 원인이 됐다.

과거 자녀를 해외 관광 등 명목으로 내보내 신체검사를 피하게 하거나 일부러 비만, 왜소증을 만들거나, 혹은 정신병, 우울증을 가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게 사실.

대만의 징병 규정엔 키가 195㎝를 넘거나 145㎝ 미만일 경우, 몸무게가 45㎏ 미만이거나 110㎏을 넘을 경우 병역면제가 된다.

한때 상류층 자녀들이 많은 의대생의 병역면제 판정 비율이 평균치의 12배에 달했으며, 병역비리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

징병기피 현상은 과거 대만군대내의 부당 체벌, 기합, 의문사, 인권유린 사건 등과도 관련이 깊다.

지난 93년 두 차례에 걸쳐 군대내 구타로 사병 두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95년엔 탈영후 체포된 신병 셰쿤창(謝坤倉)이 숨지고 군 생활을 비관한 수병 황궈장(黃國章)이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황궈장 자살사건은 모친의 적극적 활동으로 군 인권운동으로 확산됐다.

대만은 200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선 2년9개월간의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한편 정상 군 복무가 어려운 입영병들은 단기 훈련을 거쳐 사회치안, 사회복지, 의료, 교육 등 4개 영역에서 2년2개월∼2년4개월의 대체 복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케어'라는 의대생의 서아프리카 파견 의료봉사 활동은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대학원생 양웨이중(楊維中)은 "대만에선 병역의 의무가 청년문화를 짓밟는 원흉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며 "각종 병역비리와 군 부대내 인권문제가 모병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