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르포]강원지사 '후보 인물론' 보다 이광재 변수

박세준 2011. 4. 1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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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영월·태백=뉴시스】박세준 기자 = "엄기영, 최문순 둘다 잘 모르지만, 이광재가 누군지는 안다."

여야 각 후보들이 후보등록을 마치고 14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정작 강원도민들은 아직 선거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듯 차분했다. 거리 곳곳에서 푸른색과 녹색의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보이고, 도로를 지나는 유세차에선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렇게 믿었건만"…이광재 책임론

원주 자유시장에서 5년째 과일장사를 하고 있다는 최용집씨는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나온 후보 3명(한나라당 엄기영·민주당 최문순·무소속 황학수 후보)을 모두 잘 모른다고 했다.

최씨는 "도지사가 없는데 누구한테 하소연 하느냐. 강원도 경제가 완전히 파탄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소꿉친구한테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이광재 전 지사가 결백하다고 해서 정말로 믿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영월 5일장에서 만난 한 40대 주부도 이날 후보들의 이름을 처음 확인했다고 했다. 마침 시장 옆 사거리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선거운동원들이 도로를 경계로 서로 마주보고 선거운동에 한창이었다.

그는 "서울에서 지하철이 들어 온다고 해서 관광객도 늘고 북적북적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점점 전통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며 "1번을 뽑으면 중간에 관두는 일은 없지 않겠나. 이번에는 엄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나 지지부진한 혁신도시 건설 등 지역현안에 대한 불만은 엄 후보가 주장하는 '힘 있는 여당론'에 다소 힘을 실어 주는 측면도 있다.

◇"그래도 도민이 뽑았는데"…이광재 동정론

태백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도지사에 당선되자마자 직무를 정지시켜 놓은 것은 이 정부가 아직도 우리를 '물감자'로 보고 있단 뜻 아니겠느냐"며 "영동, 영서를 가를 것 없이 강원도의 자존심에 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월 중동면에 살고 있다는 택시기사 강만호씨도 "아직도 이광재를 아끼고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면서 "최문순이라는 사람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광재를 믿고 찍는 사람도 상당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지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임미진씨는 "그래도 강원도민이 뽑았는데 변화를 기대하고 이 전 지사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권리가 무시됐다"며 최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드러냈다.

13년 동안 앵커 생활을 했던 엄 후보에 비해 최 후보가 인지도 측면에서는 다소 약세지만, 강원도에서 이 전 지사의 인지도는 최 후보와 엄 후보를 합친 것보다 훨씬 높았다.

◇인물론 보다 '당대당' 구도 부각

강원지사 보궐선거에는 여야 모두 사활을 건 진검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엄기영 후보 지원에 나섰다. 3선의 김진선 전 강원지사는 엄 후보의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중앙당은 현역 의원 2명을 선대위 대변인으로 내려 보냈다. 윤상현·정미경 의원 모두 중앙당 대변인 출신이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캠프는 한명숙 전 총리와 박지원 원내대표, 천정배 최고위원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광재 전 지사의 부인 이정숙씨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는 손학규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 지도부가 강원에 집중하고 있다.

선대위가 화려하게 꾸려진 만큼 두 후보의 인물론 보다는 '지역일꾼론'과 '정권심판론'으로 맞선 당과 당의 대결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책임론'과 '동정론'으로 갈린 강원도의 민심이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최종 평가를 어떻게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yaiyai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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