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李대통령 "ISD 책임지고 미국 설득하겠다"

박주연 입력 2011. 11. 15. 17:01 수정 2011. 11. 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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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의 재협상 제안에 대해 "(국회가 정부에 건의할 경우) 미국이 뭐라고 하면 책임지고 미국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제1접견실에서 박희태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홍준표대표, 민주당 손학규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비준을 한 뒤에 정부에 대해 권고를 해달라. 이런 것들을 미국 정부와 재협상해 달라고 하면 국회에 대해 답을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이 (한미 FTA) 문제야말로 초당적으로 해야 하는 문제"라며 "초당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을 발휘해 (한미 FTA 국회 비준안 처리를 해)달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협조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 "세계 모든 나라가 경쟁하고 있는 속에서 행여 (우리나라가)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양당 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장 입회하에 (비준을) 부탁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를 헤쳐 가려면 우리 국민, 정치,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FTA가 비준되면 내년에 개방이 되고 내후년에 새 정권이 탄생하면서 FTA의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나는 길을 닦는 심정"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 간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 주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회를 압박하러 온 것 아니냐'는 손 대표의 말에 "손 대표가 야당 입장을 곤란하게 하려 한다고 했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나는 그렇게 정치적이지 못하다. 정직하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ISD 재협상과 관련, 협정 발효 이후 90일 안에 상대국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재논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우리가 요구하면 응하게 돼 있는 조항이 있는데, '우리가 요구하려고 하니 미국이 허락해달라'고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다"며 "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에게 (재협상을) 요구할 테니 제발 들어 달라고 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고 반문했다.

또 경쟁국인 일본을 언급하며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 당시 분위기를 거론하며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는 일 때문에 (회의의) 전체 주제가 그 쪽으로 갔다"며 "일본은 한국이 상당히 앞서는 것으로, 추월한다고 과장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FTA가 빨리 비준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러면 그만큼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왜 야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만 믿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야지"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선 "나는 진실되게 하려는 사람이다. 이 방안들을 두 당의 원내대표, 두 당 대표들께서 논의해 달라"며 "내년 발효 뒤에 재협상을 요구하면 실제 그런 것들이 효과가 발생하는 건 다음 정권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득했다.

또 "안 하려고 하면 참 안 될 수밖에 없지만 나를 믿어달라는 선의다. 내가 나라 망치려고 하는 것 아니잖느냐"면서 "ISD를 민주당 요구대로 다 없애려고 한다면 우선 국내에서 부터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지난 APEC 정상회의 당시 오바마 미 대통령과 만나 이와 관련한 논의를 했는지를 묻는 물음에 대해선 "정상들과 논의된 내용들은 얘기하는 게 아니다"고 답변하지 않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대해 "한미 FTA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 고맙다"고 짤막하게 답례했다.

그러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작심한 듯 긴 발언을 했다. 손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께서 온다고 하면 잔치가 돼야 하는데, 오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언론에서 제기하는 게, 대통령께서 국회를 방문하는 것이 야당에 대한 압박, 한미FTA를 일방 처리하기 위한 수순밟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사실 저희가 이 자리에 안 나올 수도 없다. 야당 대표가 안 나와도 대통령이 기다리겠다고 했는데…"라며 "그러면 국민들이 보고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나는 그런 얘기 한 적 없는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이어 '10+2 재재협상안' 및 투자자 국가소송제(ISD)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적했다. 그는 "국민과 저희의 입장은 변함이 없고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깨져선 안되고, 그것이 우리가 제시한 10+2 재재협상안"이라며 "최소한 ISD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것은 경제주권에 관한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요즘 국회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산안도 순조롭게 심의하고 있다"며 "단지 한·미 FTA 하나 있는 저희들이 속시원히 국민한테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좀 더 마음 터놓고 얘기하면 달라지지 않겠나. 길이 있지 않겠느냐"며 "가을이지만 봄 같은 따뜻한 온기 속에서 꽃이 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 의장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며 "한미 FTA가 체결되면 협정안에 있는 권한을 발동해 재협상하도록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민주당 요구를 보장받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방문 접견에는 박 의장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한나라당 황우여원내대표·황영철 대변인,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홍영표 대변인, 권오을국회사무총장, 김종훈통상교섭본부장, 임태희대통령실장, 김효재청와대 정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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