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춘 "정수장학회, 총 있으면 옛날처럼 뺏어오면 되는데"

2012. 10. 14. 20: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14일 정치쇄신특위원장 주최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막말' 빈축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수장학회 강탈 사실상 인정한 셈

"한살이라도 젊은남자가 따라주는 게 맛있겠죠?" 성적 농담도

검찰 출신인 남기춘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이 논란이 일고 있는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는 쪽을 비아냥대는 발언을 거칠게 쏟아냈다. 기본적으로 '문제될 게 뭐 있냐'는 인식을 깔고 있는 태도였다.

남 위원은 14일 특위의 안대희 위원장이 주최한 오찬 기자간담회에 배석해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부의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의 전신) 강탈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차단시켰다. 그는 "헌납 과정에서 강압성이 있었던 것은 현재로선 인정이 된 상태다. 법률적으로 보면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라면서도 "취소권은 행사 기간이 있다. 취소한 때로부터 3년, 법률행위로부터 10년인데, 이 기간이 모두 지났으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공소시효 만료를 강조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후진국 같았으면 (독재자가) 자기 이름으로 하고 자기가 먹어버리면 그만이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독재자들이 다 사리사욕으로 먹어버렸다"며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개인이 먹지 않고 공익재단을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 위원은 "김지태씨 유족들도 (재단을) 사유화하지 않고 공익재단으로 잘 운영한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자료도 제가 어디서 봤다"고 덧붙였다.

남 위원은 고 김지태씨의 헌납 지분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 김지태씨가 헌납한 게 <부산 문화방송>, <문화방송>, <부산일보> 주식이고, 마치 그게 5·16 장학회의 전부인양 알고 있다"며 "하지만 당시 이병철 회장이 부정축재로 걸려 1천만원인가 냈고, 몇십만원씩 낸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문화방송은 텔레비전은 없었고 라디오만 있었으며, 적자상태였다고 한다"며 "이게 정수장학회로 넘어오고 세상이 발전하면서 엄청난 재산이 됐지만, 당시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과다한 급여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남 위원은 "(연간) 1억2천만원 정도 나왔다고 돼있던데, 그게 많다고 하면 많은 것이고, 적다고 하면 적은 것"이라며 "사람들이 기자들은 왜 월급을 많이 받냐고 하는데, 왜 하는 일도 없는 것들이 봉급을 많이 받냐고 하면 뭐라고 할 거냐"라고 말했다.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언론사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최근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남 위원은 농담조로 "그걸 팔아서 안철수재단에 기부하면 안 되나?"라며 "그걸 팔아서 부산지역 노인들, 난치병 환자, 장학금 등(으로 쓴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게 선거운동이라고 나오던데, 그럼 그걸 최필립 이사장이 부산 지역만 빼고 주면 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남 위원은 최 이사장의 퇴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날 안대희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소리"라며 "논리적으로 남의 재산을 갖고 '그만둬라, 마라' 하는 것과 같다. (현대차나 삼성전자) 주식 한 주도 없는 사람이 '정몽구 회장, 이건희 회장 그만둬라'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라는 이름 자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 부인 육영수씨의 '수'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 나올 것 같다'는 지적에, 남 위원은 "이름을 바꿔야죠"라며 역시 농담조로 "희망사항인데 뭐 어떠냐, (안철수 후보를 연상시키는) '찰스 재단'이라고 하면 어떠냐?"고 말했다.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 방안 해법에 대해서도 남 위원은 진지하지 않은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총을 들이대는 자세를 취하며 "총이 있으면 옛날처럼 다시 뺏어오면 되는데"라는 농담을 하더니, '최 이사장과 접촉은 해봤냐'는 질문엔 "만나면 공갈처럼 보이지 않겠나. 내가 생긴 게 공갈처럼 생겨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순형 전 의원이 박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동안 사건 수임 활동을 그만 두고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가서 연봉을 1만원만 받고 법률 구조활동을 하라"는 제안을 내놓은 데 대해, 남 위원은 "서 변호사가 법률구조공단에 가서 일을 하게 되면 법률구조공단 사건이 엄청 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 사람을 가만히 안 놔둬요. 그냥 가만히 처박혀 있는 게 나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남 위원의 발언 수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듯 안대희 위원장은 여러 대목에서 남 위원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으나, 남 위원은 한 차례 "나는 계속 맞느라고…"라며 웃어넘길 뿐, 줄곧 자신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오히려 남 위원이 안 위원장의 말을 끊고 자신의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남 위원은 박 후보 캠프의 클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앞으로 네거티브 공격에 대한 대응을 전담하게 된다. 그는 이날 자리를 시작하면서 옆에 앉아있던 여기자에게 안 위원장 대신 맥주를 따라주며 "한 살이라도 젊은 남자가 따라주는 게 맛있겠죠?"라는 성적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관련 영상] 'MB 남자' 김재철의 정수장학회 커넥션? [김뉴타 193]

<한겨레 인기기사>■ 김종인, 복귀 사흘만에 또 반발…"박근혜 모든 걸 다하려고 해"'광해' 보고 눈물 쏟은 문재인…"소주 한잔 하죠"고부 사이, 한 남자 '전 양쪽에서 뺨 맞아요'"내 딸이 성적·학교폭력에 이렇게 고통받는 줄 몰라""걸그룹 시구자한테 스킨십하려다 살해협박"자라는 입으로 소변 본다[화보] 손연재, 나비처럼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