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밟게 해 천주교도 골라냈듯종북 의원, 30여명 검증 가려내야"

2012. 6. 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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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기호 새누리 의원 발언 파문

한기호(61) 새누리당 의원이 8일 가톨릭(천주교) 박해 당시 백성들에게 십자가를 밟도록 해서 신자 여부를 가린 것처럼 북한에 관한 질문으로 종북 국회의원들을 가려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야당 국회의원 30여명에 대해 전향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사상검증에 가톨릭 모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이날 가톨릭교계가 운영하는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주사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고려연방공화국을 세우자는 사람들"이라며 "그렇게 하기로 했으면 북한 최고인민회의에 가서 대의원을 해야지 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하느냐"고 말했다. 한 의원은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 재선 의원으로 육군사관학교(31기)를 졸업하고 육군 5군단장과 육군 교육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다.

특히 그는 "종북 의원을 가려낼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다. 옛날 천주교가 들어와 (신도를 가려내려고)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적이 있지 않으냐"며 "북핵 문제, 3대 세습, 주한미군 철수,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의 문제에 질문을 하면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막부 시대에 예수나 성모 마리아가 새겨진 성화상(후미에)을 밟도록 하고, 주저하는 사람을 기독교 신자로 간주해 처형했던 제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 의원은 "지금 (야당 국회의원) 30명 정도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전력자들"이라며 "이들이 사면되거나 복권됐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전향 여부를 (이런 질문을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황진하·정수성 의원 등 장성 출신 의원들과 함께 '종북 의원은 제명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한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모든 의원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상을 검증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병인박해 때 죽은 천주교 신자만 6천명이 넘는다. 그 끔찍한 학살과 사고방식으로 이 땅의 미래를 모두 집어삼키고 싶은 것인가"라며 "민주당을 공산주의 추종세력으로 몰고 있는 광기를 보이고, 천주교 순교와 고난의 역사를 폄하하고 비하한 한기호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 의원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어 "(십자가 발언은) 어디까지나 종북 국회의원의 사상검증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였다"며 "본인도 천주교 신자로 신성한 신앙을 가벼이 보려 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천주교와 신자들이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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