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ISD 재협상 서면확인' 청와대에 물밑 제안

2011. 11. 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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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파국 막으려 '한-미장관급 약속' 검토 요청

청 "대통령 위상은 어떻게 되겠나" 부정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부에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재협상' 관련 서면 약속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핵심당직자는 20일 "당에서 정부에 공식적으로 아이에스디 재협상과 관련한 한-미 장관급 서면 약속을 받아오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물밑에서 청와대와 정부 쪽에 이를 적극 검토해보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도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에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도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긍정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과 국회바로세우기모임 등 협상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서면 약속 제출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합의처리로 가는 유력한 방법'이란 공감대가 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의 합의처리를 요구하며 8일째 단식중인 정태근 의원은 "집권 여당이 먼저 요구할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나 정부가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협상파들은 이제 청와대와 정부로 다시 공이 넘어갔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의총을 열어 각각 '조속한 시일 내 처리'와 '아이에스디 폐기나 유보를 위한 한-미 장관급 재협상 서면 보장'을 내걸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뒤 석달 이내 아이에스디 재협상"이란 제안을 먼저 던진 만큼, 이를 서면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서면 내용이 '아이에스디 폐기나 유보'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못 미치더라도 정부가 서면을 받아온다는 행위 자체가 야당 강경파를 압박해 협상의 여지를 넓힐 것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에 부정적인 기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미 대통령이 재협상을 보장한다고 한 상황에서 다시 미국 장관에게 (서면) 약속을 받아오면 우리나라 대통령의 위상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여당 협상파를 겨낭했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청와대나 정부에 더 요구를 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 많다. 김기현 대변인은 "서면 요구는 대통령에 대한 결례이자 모욕에 가까운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민주당의 요구가 단순 재협상이 아니라 유보 내지 폐기를 위한 재협상을 못박고 있다는 점, 서면 약속을 받아온다 해도 민주당이 선뜻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동의해 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부산에서 열린 친박계 조직인 '포럼부산비전'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는) 지난번 의총에서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안창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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