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vs. 박원순 10·26 맞대결] 민주당 단일화 3連敗.. 손학규 먹구름, 문재인 반사이익

황대진 기자 2011. 10. 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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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대표 1주년 되는 날 '충격', 文, 박원순과 정치 기반 겹쳐 대선행보 탄력받을 듯

야권(野圈)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60년 전통의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지 한 달도 안 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자 민주당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특히 박영선 후보에게 '올인(다 걸기)'했던 손학규 대표의 충격이 컸다. 손 대표는 3일 후보 단일화 개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입을 꾹 다문 채 내내 굳은 얼굴로 단상을 지켰다. 이날은 마침 손 대표가 춘천 '칩거'를 마치고 돌아와 당 대표로 선출된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손 대표에게 드리운 암운(暗雲)

손 대표는 이번 경선이 "정권 교체의 출발점"이라며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을 보여왔다. 내년 대선도 이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큰데, 이번에 밀릴 경우 자신의 입지에도 암운(暗雲)이 드리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손 대표는 자기를 다 걸다시피 했던 이번 싸움에서 패배함으로써 당내 입지마저 약화됐다. 손 대표 주변에서는 당내 비주류와 당 밖 친노(親盧) 그룹이 박원순 변호사를 밀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손 대표가 취임 후 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면서 스스로 민주당의 존재감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각종 촛불 집회, '희망 버스' 등에 동참하며 '거리 정치'에 열중했고, 국민은 이런 민주당이 시민단체와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됐다"며 "똑같은 물건이라면 신상품을 사겠다는 심정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그간 각종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한다며 군소 야당이나 시민사회의 덩치를 너무 키워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경선 후유증도 민주당 패배의 실질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5일 실시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손 대표 중심의 주류와 정동영 · 천정배 최고위원 중심의 비주류 간 갈등이 깊어졌고 이것이 당의 결속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존재감 잃어가는 제1야당

단일화 경선 패배로 민주당 자체가 존재감을 잃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 당 조직이 이렇게 쉽게 시민 단체나 젊은층·중도층에게 외면당하고 무기력하게 질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작년 경기지사 단일화 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패했고, 지난 4·27 김해 을 보궐선거 단일화 때 역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에게 졌다. 관심이 집중됐던 3번의 단일화 경선에서 3연패 하면서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된 것이다.

이날 경선 결과를 놓고 '기성 정당의 실패'라는 말도 나왔다. 민주당 잘못도 있지만 한나라당 을 포함한 기성 정치권 전체에 대한 질타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 이명박 정부 심판에 앞서 민주당이 먼저 심판받았다"고 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고, 그 힘이 이날 박원순 변호사를 야권 단일 후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경선 결과는 박원순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기보다 정치 기득권층에 대한 응징 성격이 강했다"고 했다.

SNS에 눌린 민주당 조직

승부는 배심원단 조사(30% 반영)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30% 반영)에서 갈렸다. 박 변호사 측은 경선 내내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가장 주요한 선거운동 수단으로 삼았다. 주요 일정을 SNS를 통해 공개하고 선거운동도 SNS를 통해 소문을 내는 식으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SNS가 웬만한 조직의 힘을 뛰어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날 실시된 국민참여경선(40% 반영)에서도 박 변호사 측은 민주당이 각 지구당별로 동원한 세(勢)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문재인 탄력받나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한 사람인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이번 경선의 최대 수혜자 중 한 사람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안철수 ·박원순과 같은 '무소속' 상태로 상당 부분 '정치적 기반'이 겹치는 측면이 있는 데다, 손 대표에게 닥친 난관이 같은 야권 주자인 그에겐 오히려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안철수·박원순 단일화(지난달 6일) 직후 당시 야권 유력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와 박 변호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가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질 부산 동구청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 본격적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이사장이 주도하는 '혁신과 통합' 측 인사 상당수가 박원순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대표가 박영선 후보를 자신의 '아바타' 격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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