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압수수색 전 기기 교체 '증거 은폐' 논란
민주당 대표실 회의 도청 사건의 당사자로 의혹을 받고 있는 KBS 장모 기자가 지난 8일 경찰의 압수수색 전에 자신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나 '증거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은폐 시도로 드러날 경우 KBS에 대한 책임론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KBS는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KBS는 지난달 30일만 해도 공식입장을 통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면서 도청 사건에 연루돼 있음을 간접 시사했지만, 지난 11일 KBS 정치부 명의로 "회의에 관련된 제3자의 도움이 있었다"고 도청 의혹을 부인했다.
이 와중에 장 기자는 지난달 24일 민주당이 도청 의혹을 최초 제기한 이후 자신이 쓰던 휴대폰과 노트북을 새로운 제품으로 바꿨다. 장 기자와 KBS 측은 '분실로 인한 교체'라고 밝히고 있지만, 민주당은 증거 은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수사를 위해 KBS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회사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민주당 당대표실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장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12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도청 사건이 난 이후에 하필이면 그 기자가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바꿨다"면서 "우연히 바꿀 때가 돼서 바꿨거나 분실해서 바꿨을 가능성과 범죄의 증거물을 없애기 위해 바꿨을 가능성이 다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KBS가 경찰 수사와 별도로 도청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힐 것을 압박하고 있다. 도청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KBS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손학규 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KBS는 도청 사건에 대해 스스로 모든 것을 밝혀야 하며 자초지종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하고 그것이 공영방송 KBS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지키고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은 "KBS 기자의 (도청) 연루설이 입증된다면 수신료 인상의 당사자이자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KBS가 취재를 빙자해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쓴 아주 동기가 나쁜 범죄"라며 "언론기관으로서의 행위라 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KBS가 민주당 회의를 도청했다는 것만 사실로 드러나도 KBS 책임론이 불가피하지만, 핵심 증거를 인멸했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김인규 사장 등 수뇌부도 책임론의 중심에 설 처지다.
해외 일정을 끝내고 13일 귀국 예정인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 여부도 주목된다. 녹취록을 공개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녹취록 입수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한 의원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한 의원 측 관계자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대해 "한 의원이 귀국한 이후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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