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86 중산층, MB 버렸다

김성곤 입력 2011. 4. 28. 11:31 수정 2011. 4. 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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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1. 분당에 거주하며 매일 아침 서울로 출근하는 40대 직장인 최아무개씨는 27일 유난히 출근길을 서둘렀다. 비가 오면서 서두르지 않으면 재보선 투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던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한 표를 던졌다. 현 정부가 자신했던 경제 성적표가 기대 이하라는 게 주 이유였다.

#2. 분당에 사는 평범한 40대 초반의 중산층 주부인 최아무개 씨는 정치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이번 재보선은 달랐다. 치솟는 물가와 올초 전세금 6000만원을 올려준 일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졌다. "도대체 정부는 뭘하는 거야." 그녀는 결국 정권심판론을 강조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투표를 마친 뒤에는 스마트폰으로 인증샷까지 찍고 주변 이웃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천당 아래 분당이 무너졌다' 수도권내 한나라당의 대표적 텃밭이던 분당을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를 이겼다. 민주당에서는 "기적이 일어났다"며 환호했다. 텃밭을 잃은 한나라당은 40대 이하 젊은 중산층의 민심 이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당은 역대 총선에서 한 번도 한나라당이 패배하지 않은 말그대로 아성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18대 총선에서 무려 70%대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도 10% 이상의 격차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상전벽해로 변했다. 승패를 가른 주요 요인은 40대 이하 젊은층의 투표참여였다. 넥타이부대로 불리는 30-40대 샐러리맨들이 대거 몰리면서 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분당을의 최종 투표율은 무려 49.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45.2%를 넘어선 것. 집값하락과 전세대란, 물가급등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망한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한 것.

분당을 패배로 한나라당은 패닉 상황에 접어들었다. 철옹성과 같은 분당이 무너지면서 당장 내년 총선 전망이 불투명하다. 분당을이 내년 수도권 총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북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총선 패배는 기정사실이다. 아울러 한나라당 지지세가 강한 강남3구 역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4월 19대 총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푹풍이 거셌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의원들은 전체 48석의 의석을 가진 서울에서 10석도 건지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았다. 수도권 선거에서 궤멸적인 패배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것.

아울러 분당을 선거결과는 향후 정국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가속화는 물론 정국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지형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차기 대선구도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구도가 무너지면서 야권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것.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8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분당을 선거결과는 지난해 6.2지방선거 이후 고착화된 수도권 중산층과 40대의 반정부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선거는 40대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갈렸다"며 "박근혜 독주 체제의 차기 구도 역시 야권주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대안부재로 박전 대표를 지지했던 야당과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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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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