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하는 진보대통합.. 진보신당 당대회 후폭풍

박홍두 기자 2011. 3. 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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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문제 민노당과 온도차 '연립정부 구상'도 거부해조승수 대표 리더십 '흠집''하나의 정당' 추진 갈림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이 추진 중인 진보대통합이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진보신당이 지난 27일 정기 당대회에서 진보대통합에 대한 독자 행보를 강화키로 결정하면서 '진보의 재구성'이 암초를 만난 것이다. 진보대통합의 동력은 떨어지고, 통합론을 밀어붙였던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의 리더십도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진보신당이 당대회에서 수정 결정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종합실천계획안'의 핵심은 민노당과의 통합 원칙과 시기 문제다. 계획안은 '북한의 핵 개발과 3대세습을 반대하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당초 '북핵 개발, 3대 세습,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었던 원안에서 핵 개발과 3대 세습의 "반대"로 바뀌었다. "(두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민노당이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통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진보신당은 오는 9월까지 제 세력이 참여하는 진보대통합이 불발될 경우 사회당 등 다른 세력들과 '선통합'할 여지도 열어놨다. 북한 문제 등의 입장차가 불거질 경우 민노당·진보신당의 통합작업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진보신당은 민주당·국민참여당 등 범야권과의 '연립정부 구상', 국민참여당이 요청하는 '비민주 진보대통합'도 거부했다.

통합대상을 제한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진보신당의 결정으로 진보대통합 논의는 위축되고, 향후 통합 추진 과정도 험로가 예상된다. 진보신당은 통합추진기구인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통합 논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독자파가 반 이상을 차지한 전국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의 리더십에도 심각한 흠집이 났다. 조 대표가 "(2008년 창당 이후) 진보의 재구성은 실패한 만큼 '낡은 진보'와의 통합에 나서야 한다"며 민노당과의 통합을 촉구했지만 되레 역효과를 봤다. 당내 '독자파'가 조 대표에 대해 반발해 낸 수정안이 모두 과반 지지를 받아 통과된 것이 단적이다. 조 대표는 28일 대표단 회의에서 "대의원대회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이 강조했던 통합론이 일언지하에 거부당하면서 거취 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의 '쌍두마차'인 심상정·노회찬 전 대표의 입지도 함께 줄어드는 분위기다. 심 전 대표가 주장해온 '연립정부 구상'과 노 전 대표의 '가설정당론'이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희 대표 등은 최고위원회에서 후속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했다. 진보신당이 노 전 대표를 통합추진기구 대표에 선임하면, 이에 호응해 강기갑 의원을 카운터파트로 내세워 통합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지만 일단 보류시켰다.

민노당 관계자는 "통합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상황이 불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도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대통합의 결단을 재고해줬으면 좋겠다"(이백만 대변인)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보신당의 내홍으로 진보대통합은 기로에 선 형국이다. 진보진영 내에서는 민노당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진보대통합의 전도와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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