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참모총장은 왜 물러나야 했나
[CBS정치부 이재기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한 군 수뇌부 인사에 대해 지역편중 인사란 비판이 제기되는 등 여러 모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 대통령은 15일 단행한 군인사를 통해 김상기 대장을 육군참모총장 자리에 앉히고 김천 출신인 이홍기 합참 작전본부장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3군 사령관에 임명했다.
김상기 대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졸업한 동지상고를 나왔고 김홍기 사령관 역시 경북 김천이 고향인 TK출신이다.
김성찬 해군총장(진해), 박종헌 공군총장(대구)에 이어 육군총장까지 영남출신이 싹쓸이 하면서 지역 안배의 원칙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군 마저도 내 고향 내 후배를 챙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고 군 내부에서는 수뇌부 인사에서 늘 지켜지던 지역안배 원칙이 깨진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호남 출신이니 육군총장에 영남출신이 기용돼 지역 안배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육해공 모두 영남출신이 기용된 것이 기존 인사관행에서 동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폭인사의 발단이 된 황의돈 전 육군참모총장의 사퇴가 의혹과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는 점이다.
황 전 총장의 사퇴는 마치 짜여진 각본에 따르는 것 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지난 13일 한 신문이 황의돈 당시 총장의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하루 뒤인 14일 사퇴, 그리고 15일 군 수뇌부가 인사가 전격 단행됐다.
기사의 요지는 국방부 대변인 재직 시절 내부정보를 이용해 용산에 땅을 매입했는데 나중에 고도제한이 해제돼 네댓배 올랐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대로라면 육군 지휘의 총책임자인 육군참모총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하지만, 8년전 다른 신문이 동일한 내용으로 기사화한 적이 있고 인사철 마다 황의돈 총장 투기설이 나돌았으며 청와대는 검증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지난번 군인사에서 황의돈씨에게 총장자리를 맡겼다.
그런데도 유독 이번에는 문제 삼고 나서 자진 사퇴의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결국 옷을 벗긴 것은 논리적으로도 앞 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고 납득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주변에서는 군 내부의 황의돈 총장 반대파에 의한 모함일 가능성과 함께 대통령의 고향 출신을 총장에 앉히기 위해 총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설 등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 편중됐다는 지적과 대규모 인사의 발단이 된 황의돈 전 총장의 사퇴를 둘러싼 여러 뒷말과 의혹들이 군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dlwo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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