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형님 예산·강만수 예산.. 막판 4600억 밀어넣었다

김진우·이인숙 기자 2010. 12. 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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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날치기 직전 151개사업 증액.. 대부분 '실세 예산'증액심사 자료 단독입수.. 67%가 영남 지역구 사업, 자료엔 '요구자 이름' 버젓이

한나라당이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안 강행처리 직전 막판 증액 심사과정에서 4600여억원의 예산을 밀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액된 예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관련된 '형님 예산'을 비롯해 영남지역 예산이 절반 넘게 포함됐고,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요청한 예산도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10일 단독 입수한 한나라당 증액 요구사항 자료를 실제 내년 예산과 비교한 결과 한나라당이 막판 증액 심사과정에서 증액을 요청한 사업 가운데 151개 사업에서 4613억원이 증액된 것으로 집계됐다. 증액된 사업 가운데 경남 700억원(38건), 부산 293억원(12건), 울산 29억원(4건) 등 'PK 예산'은 1012억원, 대구 277억원(11건), 경북 1795억원(13건) 등 'TK 예산'은 2072억원에 달했다. 영남지역 예산이 전체 증액 예산의 66.8%를 차지했다.

특히 경북 안동이 지역구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위원인 김광림 의원이 '총대'를 메고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 관련 사업을 증액시켰다. 김 의원은 포항~삼척 철도와 포항~울산 복선전철과 관련, 신규로 2000억원씩 요청해 각각 700억원과 520억원을 따내는 등 4건에서 1340억원을 증액시켰다.

이번 자료는 기획재정부가 계수조정소위 의원들이 제기한 사업명과 증액 요구사항 등을 의원별로 정리한 것으로 100여쪽에 이른다.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는 예산안 처리 직전 별도 증액 심사과정에서 이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는 증액을 요청한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 의원 이름 밑 괄호 안에 '강만수 위원장'이라고 적힌 항목도 있다. 이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민원성 예산으로 풀이된다. 경남 합천 출신인 강 위원장의 요청으로 증액된 것으로 보이는 예산은 고현·하동IC 확장·포장 사업 등 경남 예산 5건 82억원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는 김광림 의원이 경북, 서상기 의원이 대구, 권성동 의원이 강원, 여상규 의원과 이주영 예결위원장이 경남을 맡는 식으로 철저하게 지역을 배분해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호남의 증액 사업은 2건 55억원, 충청은 1건 5억원에 불과했다. 서울은 9건 141억원이 증액됐다.

계수조정소위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도 뚜렷했다. 김광림 의원은 '형님 예산' 4건을 제외하곤 6건 285억원이 그의 지역구인 안동 예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성동 의원도 지역구인 강릉 예산 11건 170억원을 챙겼다.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지역구인 마산 관련 사업 6건을 직접 요청해 대법원 마산지원 증축 예산 72억원 등 187억원의 증액을 끌어냈다.

<김진우·이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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