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못한 추미애, 임태희와 '18분 설전'

2009. 10. 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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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정치부 이재준 기자]

7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의 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보다 못한' 추미애 위원장이 직접 나서 임태희 장관과 18분여간 '불꽃 설전'을 벌였다.

당초 이날 국감의 핫이슈로 예상됐던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그닥 이어지지 않자, 위원장이 직접 나서 장시간 질의 응답을 벌인 것.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 질타에 주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정부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이러다보니 당장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두 핵심 이슈가 이날 국감에서 사실상 '증발'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이에 추미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야 의원들의 본 질의가 끝난 직후 "휴식을 갖기 전에 잠시 장관에게 물어보겠다"며 운을 뗐다.

추 위원장은 "장관은 두 문제를 노사 선진화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답변했는데,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제도가 정착된 배경은 어디 있다고 보느냐"고 선공을 펼쳤다.

이에 임태희 장관은 "노조쪽에 여러 재원 문제의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노사간 타협의 산물일 수도 있다"며 "(사업자측의) 투명하지 못한 측면으로 이런 게 가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추 위원장은 "사업자측이 투명하지 못해 힘의 논리에 끌려 인정해줬다는 것은 굉장히 네거티브한 시각"이라며 "노조는 기본적으로 힘의 불균형에 대한 보완"이라고 응수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노조 활동이 나라 경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느냐"고 장관의 기본 인식을 추궁했고, 이에 임 장관은 "후진적 활동은 걸림돌이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노사 협력은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원론적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추미애 위원장은 "임태희 장관의 최근 발언들이 굉장히 반(反)노동적"이라며 문제삼고 나섰다.

추 위원장은 "장관은 노동 문제가 더이상 선진화 길목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 했고,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문제가 제자리라면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며 "이렇게 항상 걸림돌로 인식하고, 어둡게만 보면 절대로 신뢰가 구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특히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문제를 연계시킨 것은 노조를 부정적으로 보고 무력화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정부의 개입 여지를 넓혀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3년전 (이 법안을) 날치기한 정권이 다시 정권을 잡더니 노조를 또다시 무력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 한 이 문제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임태희 장관은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선 절대 안된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며 "여러 말씀은 참고하겠다"고 대답했다.

임 장관은 그러나 "노조도 경쟁하고 재정적으로 자립하면서 떳떳하게 활동하는 게 당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임 장관은 "노조 활동도 이제 정상화시킬 때가 됐다"며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떠한 것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은 "마치 떼법에 의해 13년간 안 지켜진 것처럼 보는 시각은 기업 대변하는 관점에선 그럴 수는 있지만, 노동부 수장이 그렇게 본다면 이 문제를 절대 풀 수 없다"고 거듭 '훈수'했다.

18분에 걸친 두 사람의 '설전'이 끝나자, 국정감사장 주변에서는 "오늘 국감은 '추미애 국감'이나 마찬가지"란 얘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도 했다.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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