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시한에 몰려 '비정규직'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2007년 7월 법 시행 후 2년의 시간적 여유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하다 막판 '벼락치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 때문에 논의도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본질보다는 '사용기간 연장'에만 머무는 '땜질식' 미봉으로 흐르고 있다. 그나마 여야가 현격한 정치적 입장차 속에 공방만 벌이면서 해법 도출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법 시행을 미루고 보자는 '미봉'으로, 민주당은 국회 논의 자체를 미루는 방법으로 법 개정을 저지하는 양상이다.
당면한 여야 대치의 핵심은 비정규직의 '사용기간 연장' 문제다. 한나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현행
비정규직법의 '사용기간 2년' 적용을 경제회복시까지 일정기간 유예키로 당론을 정했다. 유예 기간은 2~4년 범위에서 향후 야당과의 협상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경제위기를 감안하면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보다는 '해고 대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절대 반대'와 함께 차별시정과 정규직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 환노위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2년 전 만들어 7월1일 시행하는 법을 시행전에 고쳐야 하는 것은 부정적이다. 비정규직 양산법을 만들 것인지 정규직 전환지원법을 만들 것인지만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도 마찬가지로 법 시행 유예 등 어떤 형태의 '사용기간 연장'에 '반대' 입장이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다급한 상황을 감안, '사용기간 4년 연장'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여야가 보수·진보로 나뉘어 팽팽하게 맞선 형국이다.
이는 그간 법 시행 2년 동안 정치권이 책임을 방기한 원인이 크다. 실제 2007년부터 '비정규직법 후속대책위원회'에서 사내하도급 특별법·차별시정제도 보완 등이 논의됐지만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겉돌았고, 올해 들어 정부가 '100만 고용대란설' 등과 함께 '사용기간 연장(2년→4년)'을 대책으로 내놓으면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법 개정에 반발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일단 2년 유예 시한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는 등 다급한 만큼 '협상'의 여지를 모색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한나라당이 그간 난색을 표해온 정규직 전환지원금 확대를 "야당과 협상할 수 있다"고 입장을 조정하면서다. 하지만 지원 규모, 방식과 기간 등에 대한 입장차가 커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실제 민주당의 경우 정규직 전환 노동자 1인당 월 50만원씩 연간 600만원을 지원하는 등 3년간 모두 3조6000억원을 투입할 것을 요구 중인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추경예산 편성때 지원금으로 900억원이 편성돼 있고, 구체적인 규모는 야당과 이야기해 볼 수 있다"(조원진 환노위 간사)고 전환지원금을 일부 증액하는 정도다. 더구나 '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차별시정 입법이나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등의 본질적 대책에 대해선 입장이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오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를 소집, 비정규직법 개정 논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격한 여야간 해법차를 감안하면 실제 환노위 개의와 타협 가능성은 여전히 난망인 상황이다.
< 김광호·이인숙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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