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려진 밥상도 못 떠먹는 민주당

2008. 6. 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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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원내외 '어정쩡 양다리'

MB 떠난 민심 못 잡고

독자적 집회 '흥행실패'

'제 1야당'인 통합민주당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은 '전면적 원외투쟁'을 선언하고도 원내와 원외에 한 발씩을 걸친 어정쩡한 자세로 어느 쪽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일 일제히 나온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일 저녁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와 거리시위에 본격적으로 가세했으나, 문화제에서 발언권도 얻지 못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냉담한 반응만 얻었다. 또 촛불집회를 주관하고 있는 광우병 대책회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 대신 독자적인 장외집회를 잡았다. 그러나 '동원'이 잘 되지 않아 근심이 깊다. 1일 열린 민주당의 서울 명동 집회는 1천여명의 당원이 참여하는데 그쳤다. 1만명이 모일 것이라던 민주당의 '호언장담'은 빗나가고 말았다. 6·4 지방 재·보궐 선거 지원, 지역구 행사 등을 구실로 집회에 나오지 않은 의원도 상당수에 이른다.

민주당은 △3일 인천 부평 △5일 광주·전남 △7일 부산·경남 △9일 대전·충청과 전북 △10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이날 예고했지만, 당원들이 얼마나 모일지는 스스로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2일 내겠다고 예고했던 장관고시 관련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도 일단 미뤘다. "헌재에 심판을 구한 마당에 같은 내용을 법원에 들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민주당 당직자는 설명했다. 이번 제소가 애초 5월30일에서 6월2일로 한 차례 연기됐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사전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30일 헌재에 낸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낸 신청서를 꼼꼼히 검토한 민변 소속의 한 중견 변호사는 "법리보다 헌법상 건강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이 중요한데, 민주당의 신청서는 상당히 부실하다"며 "충분히 보완하지 않는다면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며 한나라당에 재협상 촉구 결의안과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금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안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런 제안이 원내외 병행투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장외 투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전술적 후퇴로 비치고 있다.

그 사이 민주당의 지지율은 '게걸음' 양상이 뚜렷하다. 이날 나온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최하 11.0%(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에서 16.9%(조선일보-한국갤럽) 사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0%대 초반까지 급전직하했지만, 그가 잃어버린 민심은 민주당으로 가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100일 동안 정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쇠고기를 매개로 자발적으로 나선 상황이지만, 민주당은 실제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시위대 뒤나 따라다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강희철 김태규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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