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에 다시 시름잠긴 與
민심동향 촉각..6.4재보선 영향 주목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상황이 좋지 않다."
성난 `쇠고기 민심'에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한나라당은 썩 나쁜 분위기는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 쇠고기 정국으로 인한 악화된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였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은 야당내 자중지란으로 부결됐고, 20% 초반대로 곤두박질치던 국정지지율도 다시 오를 기미를 보였다.
당 여의도연구소의 조사 결과 이달 중순 30.9%까지 떨어졌던 당 지지율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이후 15% 포인트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며 다시 40%대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쇠고기 문제도 정리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돌았다. 국정지지율도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청와대의 분위기도 밝아졌다는 말이 전해졌다.
하지만 요 며칠 새 서울 도심에서 연일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했다. 이번에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공안정국 회귀'라는 비판도 받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나서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조직적 배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위는 조금 지나면 수그러들 것"이라면서 "쇠고기 협상이 잘못됐다고 국민이 얘기하는 것은 존중하지만, 정치 세력이 개입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당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고민은 더욱 깊다. 당 주도로 쇠고기 추가 협상까지 이끌었고, 취임 100일도 안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까지 했다. ℓ당 2천원을 넘나들고 있는 고유가, 이에 따른 물가상승 등 민심을 흔들 악재도 산재해 있다. 한 관계자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당장 8일 앞으로 다가온 6.4 재보선에 비상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현 정부 취임 초 중간 평가 성격도 있다. 민주당은 심판론을 내세우며 날을 세우고 있다.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아직까지는 괜찮다는 판단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후보가 나선 기초단체장 선거구 6곳 중 5곳은 앞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경남 남해만 약간 열세라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1주일 간이다. 지금처럼 대규모 촛불시위가 이어질 경우 민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역의원의 경우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또 여론조사 상으로는 좋은 곳도 실제 투표에서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영남권 한 의원은 "재보선 결과가 나오면 당이 또 한번 시끄러워 질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한번 여권이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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