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하룻밤의 반란'.. 불씨 안고 총선 앞으로

2008. 3. 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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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친이명박대통령계 소장파들의 반란으로 촉발된 공천 내홍이 하루 만에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4·9총선 공천 난맥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요구받은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24일 '총선 출마'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다. 친이 측 공천자 55명으로부터 불출마를 요구받은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시종일관 버티기다. 이미 자신의 출마 문제는 활시위를 떠났다면서 거침없이 지역구를 누볐다. 동반 불출마 카드로 이 부의장의 사퇴를 압박하려던 이 전 최고위원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렸다. 측근들에게조차 동선을 알리지 않고 칩거한 채 회의를 거듭했지만, 좀체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흐름이다. 공천 책임론의 도화선을 제공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정치적 고향 대구로 내려갔다. 전날 할 말은 다 한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 측의 액션을 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소장파들의 '공천 책임론'도 힘을 받지 못하고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총선 민심이반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지만, 선뜻 '공천 반납'이란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외형상 강재섭 대표의 '총선 불출마' 외에 뚜렷하게 달라진 상황은 없는 셈이다. 당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기류가 심상찮은 가운데 서울·수도권 후보자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 부의장의 '자진 사퇴론'은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친 형국이다. ㆍ이상득 - "불순한 정치목적 동의 못해" 마지막으로 "고"'대통령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24일 "출마는 당연한 포항 시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지역구(경북 포항남·울릉)를 누비며 "지역발전을 위해 출마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배후로 사실상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지목하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이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 내부적으로 혼란이 오거나 분쟁이 생겼을 때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나를 공천한 것"이라며 "공천에 잘못이 있다면 심사를 한 당에 변경을 요구해야지 왜 개인에게 압력을 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공천자 55명이 자신의 불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인간들이 그렇게까지 갈 수 있다는 걸 몰랐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치인 몇 사람, 어느 계파가 남의 이름을 빌려다 (불출마 요구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행위다.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했다.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화살은 이 전 최고위원으로 향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도) 나와 같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애썼다"면서도 "자기들 권력 잡는 데 내가 방해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천을 버린 사람이 누군데 나한테 얘기를 하느냐. 자기가 뒤에서 개입해놓고 나한테 그러느냐"며 "나보고 그러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몇 놈 데리고 떠들어도 내버려 두면 (정치가) 어떻게 되겠느냐"고도 했다. 이 부의장은 "항간에 나도는 (청와대·각료) 인사 개입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뒤 "내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때나, 동생이 대통령 선거 나올 때나 서로 의논한 적 없다. 사실 동생이 내 덕 봤지, 내가 동생 덕 본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내각 인선 책임론이나 '형님 공천' 논란에 자신을 연관시키지 말라는 것이다.이 부의장은 지역구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오전에는 오천노인대학교 개교 10주년 축사에서 "나를 5선까지 시켜준 지역 주민들에게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포항지역 베트남 참전 고엽제 피해자 사무실, 동해시장 등을 방문하며 밤늦게까지 지역구민들과의 만남을 계속했다.<박영환기자> ㆍ이재오 "나 어떻게"…이 대통령 격노·사실상 백기총선 불출마설이 나돌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결국 출마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4일 알려졌다.이 의원은 지난 23일 청와대에 들어가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한 후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 총선 관련 일정을 전면 중단한 채 잠적해 서울 모처에서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열었다.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의원은 거취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했다.이 의원은 비서실 명의로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 제안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 의원은 총선에 출마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본인은 입을 열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불출마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하지만 이 의원이 전날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를 포함한 수습책을 건의했으나 뜻대로 관철되지 않고 오히려 이 대통령의 격노만 유발했다.이때문에 이 의원의 장고(長考)가 시작됐다. 특히 이 의원과 이 대통령 간의 단독 면담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청와대 측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의원의 고민은 깊어졌다.한 핵심 측근은 "이 의원이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고 수행비서만 데리고 서울 근교로 나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도 "출마 쪽으로 생각을 정리한 뒤 주변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결국 이 의원은 "이제 이 부의장에게 동반 불출마를 종용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지역구에서 낙선할 것 같으니 동반 불출마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을 듣게 된다" 등의 의견을 수용해 사실상 출마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친이재오계 의원들도 이날 밤 늦게 모여 대책을 논의했으나 출마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전날 이 부의장의 용퇴를 주장했던 한 소장파 의원은 "청와대가 마음만 먹으면 이 의원이 선거에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선근형기자> [스포츠칸 '온에어' 원작 연재만화 무료 감상하기]-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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