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수 이미지' 탈색 부심

2007. 3. 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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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때리기' 계속하며 "정책 유연하게"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한나라당이 `수구보수'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당내 대표적 진보개혁 세력으로 평가받아 온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탈당으로 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축소되면서 보수 색채가 한층 짙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중도개혁 세력의 표를 결집할 동력이 약화되면서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온 셈이다.

특히 범 여권이 "3공, 5공의 후예들"이라며 당의 아킬레스 건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는 형국이어서 당의 이미지 교정 내지 보완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우선 외연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손 전 지사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당 밖 중도개혁 세력을 가급적 많이 끌어 안는다는 방침 하에 일단 내달 초 발족할 대선기획단과 경선관리위원회, 검증위원회에 참신한 이미지의 외부 인사를 대폭 수혈키로 했다.

또 오는 7월 새 원내 지도부가 구성되면 당직 인사를 통해 소장파 등 진보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을 주요 포스트에 전면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대북정책과 부동산법 등 주요 정책에 있어서도 유연한 입장을 취하기로 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이미 밝힌 대로 북핵의 완전폐기 및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전제 하에 소극적.방어적 자세가 아니라 유연하고도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는 범 여권의 `반(反)통일세력' 공세에 대한 대응의 성격도 담겨 있다.

현재 당내에 정형근(鄭亨根)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정책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활동 중이며, 한나라당은 이 TF의 결과물을 토대로 내달 중순께 신(新)대북정책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발의한 `반값 아파트' 법안과 함께 당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반값 등록금' 법안도 이번 3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부자'만을 챙기는 보수정당이 아니라 서민을 보듬는 민생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계산이다.

당 지도부가 소장개혁파 리더격으로 대선 경선에 나선 원희룡(元喜龍) 의원 띄우기에 적극적인 것도 단순 경선흥행 카드 차원을 넘어 보수 이미지 탈색 작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손 전 지사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원 의원을 내세워 당내 개혁세력이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중도표의 이탈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당과는 별개로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도 내달 초 경선대책본부 구성때 중도개혁 세력을 가급적 많이 영입하는 등 외연 확대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김성조(金晟祚) 전략기획본부장은 "후보들의 컬러가 보수 이미지라면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중도를 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외연 확대, 민생 중심의 정책 추진 등 다방면에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21일에도 `손학규 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범 여권 후보로 부상(浮上)할 가능성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계산에서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97년에도 대통령 후보 선출과정에서 9룡이 있었는데 나중에 탈당하고 경선 불복하는 과정에서 용이 이무기 아니면 미꾸라지로 변한 일이 있다"면서 "20세기 말에나 있었던 일이 21세기 들어서도 일어났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역사를 10년 뒤로 되돌리는 구태를 재현한 분이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하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으로,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조 본부장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손 전 지사가 자신을 주몽에 비유하며 당을 떠났는데 주몽은 부여에 비해 그릇이 넘쳐 떠난 것이지만 손 전 지사는 그릇이 모자라 탈당한 것"이라면서 "손 전 지사가 떠난 이유가 경선에서 원희룡의원 보다 표가 적게 나올까 걱정해서라는 말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 전 시장 최측근인 정두언(鄭斗彦) 의원은 MBC 라디오 방송에서 이 전 시장의 `시베리아' 발언이 탈당의 촉매제가 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것 때문에 탈당했다면 지도자 감이 아니다. 일종의 핑계라고 본다"면서 "손 전 지사가 유력 주자들의 `공천권 협박' 주장도 하고 있는데 이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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