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리투표" 원천무효 주장, 안건 산적 임시국회 소집 진통 클듯

2005. 12. 10. 00: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열린우리당이 강력히 밀어붙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처리되지 않은 안건이 많아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지만, 한나라당이 전혀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여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처리를 계기로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무엇보다 과반 의석 붕괴와 거듭된 재·보선 참패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학법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느슨하지만 공조가 형성됐다는 점도 작지 않은 수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당으로선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법, 비정규직법안,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등 남은 쟁점 법안을 처리하려면 마냥 강공으로 몰아붙일 수만은 없는 처지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기획위원장은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 제기를 검토하는 등 무효화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당장 '대리 투표' 시비를 제기하며 처리 절차를 문제삼았다. 임태희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분명히 열린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대리투표를 한 사람이 과반수 이상 된다"며, 사학법 통과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표결 당시의 사진 판독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지도부의 지도력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사립학교법에 대해 박근혜 대표가 "온몸을 던져 막겠다"고 공언했고, 강재섭 원내대표 또한 "결사항전하겠다"며 의원들을 단속해온 터였기 때문이다.

표결 직후 의원총회장에 모인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선 당 지도부가 법안 처리과정에서 제대로 손을 쓰지 않았다는 등 '전략 실패'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원내대표직 사퇴 뜻을 비쳤다.

박 대표는 "이제 다른 안건을 여당과 논의할 의미가 있느냐"며 "의원들은 필요에 따라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하라"고 비장한 태도를 보였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