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성장인가"..시선 엇갈리는 문재인 '광폭 경제 행보'
[경향신문] ㆍ경제담론 발표 2주 만에 4대 기업 경제연구소장 간담회
ㆍ이슈 선점·중도 외연 확장…“조급증”“세 과시”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63)의 최근 ‘경제 행보’가 심상찮다. 매머드급 정책 싱크탱크를 띄우더니 13일엔 삼성·현대·LG·SK 등 4대 기업 경제연구소장들을 만났다.
이를 바라보는 여의도의 시선은 복잡하다. 외연 확장을 위한 ‘광폭 경제 행보’라는 평가 한편엔 ‘모호한 정체성’과 ‘대선 조급증’을 문제 삼는 비판이 엇갈린다. 현시점 ‘야권 1등 주자’ 딱지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여야 잠룡들의 ‘경제담론’ 경쟁과 견제도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은 ‘지금 왜’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4대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여전히 재벌 대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에서 대기업 역할을 강조하면서 ‘반재벌’ 이미지 불식에도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정책공약집을 방불케 한 경제담론을 내놓은 지 2주 만에 대기업 인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공격적 경제 행보에 나선 데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가 대선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국민이 돈 버는 성장’이라는 ‘국민 성장’을 주요한 화두로 제시한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이처럼 ‘성장’을 강조하는 행보를 ‘경제 이슈 선점’을 넘어 중도 유권자층을 향한 ‘외연 확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중도 외연 확장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냥 실용적인 태도다.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실용적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엇갈리는 평가와 득실
문 전 대표의 ‘경제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평가와 비판은 크게 ‘타이밍’과 ‘내용’으로 나뉜다.
먼저 공세적인 경제 행보의 ‘시기’ 부분이다. 내부적으로 ‘경제 화두 선점’의 의도라는 분석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조급증’ ‘줄세우기’ 등의 견제와 야권 주자로서 ‘부적절한 타이밍’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대 첫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과 함께 이들 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의 문제가 도드라진 시점에 굳이 4대 대기업과이 간담회를 열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더민주 박영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성장이 중요하다지만 타이밍이 있다”면서 “의원들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며 경제정의를 논하는데 이런 행보는 스스로 경제철학 부재를 고백하는 것 아닌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문 전 대표를 둘러싼 ‘대세·패권론’ 부분도 한 축이다. 대규모 싱크탱크 창립총회 심포지엄을 열며 ‘연내 1000여명의 교수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결국 ‘세 과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 ‘성장’이라는 단어를 쓴 것, 4대 대기업 연구소장들을 만난 것은 ‘외연 확장’이 아킬레스건인 문 전 대표의 중도를 향한 구애지만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 국민들은 대단히 담대한 경제정책을 원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기업들을 만나는 것은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 성장’이라는 성장담론 자체가 자칫 선거용 ‘좋은 말’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 교체’라는 강력한 단어를 내걸었지만, 아직 내용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종인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일각에서는 말장난 같은 성장변형론들이 나오고 있다”고 직공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성장론에 대해 “기존의 소득주도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분배론일 뿐, 성장 해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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