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방문'에 뒤집어진 더민주..秋 '허니문' 끝났다

최경민 정영일 기자 2016. 9. 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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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추미애 추진했지만 최고위 등 반대에 결국 백지화

[머니투데이 최경민 정영일 기자] [[the300]추미애 추진했지만 최고위 등 반대에 결국 백지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6.8.29/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대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놓고 홍역을 치렀다. 최고위원 등 당내 인사들이 일제히 '불가' 입장을 밝히며 백지화가 됐지만, 추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받게 됐다.

8일 더민주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추미애 대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최고위에는 추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김영주·양향자·김병관·송현섭 최고위원이 참석했고 다른 최고위원도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당초 추 대표측은 오는 12일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찾아가는 것을 추진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예방도 같은날 진행하는 것을 고려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마련된 일정이지만, 최고위와의 사전 논의는 없었다. 추 대표 본인의 의중이 강하게 포함된 일정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8·27 전당대회 이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연루돼 있고, 5·18을 '폭동'이라고 지칭한 전 전 대통령을 더민주 당대표가 만난다는 사실에 당내 인사들이 일제히 들고 있어났다. 전 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과오에 대해 아무런 반성과 사과를 한 적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예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추 대표가 독단으로 예방을 결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현역의원은 "원내대표도 언론보도를 보고 예방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얘기를 (사전에) 듣지 못했다"며 "파렴치한을 왜 만나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의원은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찬탈, 내란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했고, 김현미 의원은 "광주학살 주범이자 내란음모 수괴다. 인정도 사죄도 하지 않는 자를 어떻게 용서하고 화해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추 대표는 개인적인 예방 계획임을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하지 말라"는 입장을 취했지만 당내 반발이 거세자 결국 긴급 최고위를 소집했다. 최고위원들은 거의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적절치 않은 예방이고, 앞으로 모든 일을 함께 논의해 달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병관 최고위원은 "예우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결국 뜻을 꺾었다. 전 전 대통령 예방은 취소했고, 김 전 총리 예방은 재논의하기로 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들의 뜻을 받아 입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전당대회가 끝난지 2주차 만에 추 대표와 당의 '허니문'이 끝나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추 대표는 중도확장을 위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당론 확정과 관련해 시간조절을 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노련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지나친 광폭행보로 인해 리더십에 흠집이 생기게 됐다.

더민주 관계자는 "추 대표와 주변 참모진이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좌우통합을 추진하다보니 무리수를 두게 된 것 같다"며 "추 대표 본인도 그동안 함께해온 주변 참모진에만 의존하지 말고 최고위원 및 새로운 인사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경민 정영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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