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패고 싶다" "막말 사과"..새누리, 의총서 또 '계파 충돌'
[경향신문] ㆍ친박·비박 ‘앙금’ 보여줘 ‘무소속 복당’ 문제 재점화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이 ‘막말’ 공방으로 다시 표출됐다.
‘계파 청산’을 내건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뒤 잠잠하던 계파 간 파열음이 9일 의원총회에서 “두들겨 패고 싶다”는 거친 표현으로 다시 분출한 것이다.
새누리당 친박계인 함진규 의원은 이날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비공개 의총에서 자유발언을 신청해 “요즘 정치 뉴스를 보면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면서 계속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표현이 과할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들 두들겨 패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비박계 하태경 의원이 자유발언을 신청해 “ ‘패버리고 싶다니’ 동료 의원들에게 그런 막말을 하느냐”며 함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좌석에 앉아 있던 의원들도 “말이 심하다”며 고성을 냈고, 일부는 회의장을 떠나기로 했다.
이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그만들 하라. 여소야대 국회 정말 힘들다. 엄중한 시기에 우리가 이렇게 싸우면 국민이 어떻게 보시겠느냐”며 “그만하고 함진규 의원은 하태경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의원과 하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해프닝이다” “계파 갈등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충돌을 두고 친박·비박계 간 앙금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 복당 문제나 4·13 총선 참패 책임 규명, 전당대회 등 계파 갈등의 도화선도 여럿 남은 상태라 향후 더 큰 갈등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비대위가 ‘원 구성 이후’로 미뤄놓았던 ‘무소속 복당 문제’도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무소속) 7인의 입당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무소속 의원들,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고 했다.
10일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20대 국회 정책워크숍이 새누리당 계파 갈등 재점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순봉·허남설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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