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체제 '운명의 날'.. "낭떠러지서 구했더니" 격앙

2016. 5. 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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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3일 연석회의.. 전대시기 결정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체제’의 운명을 결정할 당선자-당무위 연석회의를 하루 앞둔 2일 당내에는 하루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3일 연석회의에서는 그동안 논란을 빚은 전당대회 시기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날 주류 진영은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한 반박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향한 공세를 끌어올렸고, 김 대표는 이에 불편한 심정을 표출하며 전대 개최시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탄소융합기술원 국제탄소연구소에서 탄소복합재 적용 차량을 시승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총선 이후 두 번째로 호남을 방문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찰나에 당을 구출해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했으면 그것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원칙이지, 패배를 하지도 않고서 선거결과를 갖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라고 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셀프공천’, ‘친정체제 구축’ 등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게 그렇게 중요 선거 요인이었다면 더민주가 어떻게 1당 자리에 올랐는지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따져묻기도 했다. “지금 호남 참패를 가지고 당의 몇몇 분들이 구실을 찾다 보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솔직히 부끄러운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대표의 목소리는 격앙됐고, 이와 같은 상황이 불쾌하다는 듯 손을 내젓기도 했다.

김 대표는 특히 “다수의 대선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한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를 향한 공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최근 문 전 대표와 행보를 함께해 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한 비대위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며 “김 대표가 외부에서 이 당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스스로 당의 주인인 것처럼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였다”고 공격했다. ‘전대 연기가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호남 참패를 가져온 현 비대위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추미애 의원의 발언과 같은 선상이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김용익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당이 분열하지 않기 위해 전대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썼다.

당헌에 따라 6, 7월에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원칙론과 정기국회 이후인 12월로 미뤄야 한다는 연기론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충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전대를 일정 기간 늦춰 총선에 공을 세운 김 대표의 향후 행보를 열어주는 동시에 전대를 통한 계파 갈등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연말, 연초까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무리라는 주장을 반영해 정기국회 개회 전인 8월 말에서 9월 초가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범주류 진영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관리를 해야 할 지도부 발족을 너무 늦추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에 8월 말, 9월 초쯤 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원내대표 후보인 비주류 진영 이상민 의원도 “7, 8월은 휴가기간이어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미루자는 분들은 정기국회 직후에 하자고 하는데 양자의 의견이 접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전주=이동수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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