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인파 몰고다닌 문재인 첫 서울유세.."사인 1장에 10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측근 출마 접전지 지원, 安에게 야권단일화 '대승적 결단' 촉구]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호남일정을 소화하러 간 사이 문재인 전 대표가 첫 서울 지원유세에 나섰다. 접전지에 출마한 측근들의 지역구를 다니며 지지와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녀 야권 대권주자 1위 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1일 정오부터 서울 지원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은평갑, 은평을, 강서을, 양천을, 양천갑 5개 지역구에 유세를 다녔다. 같은 시간 김종인 대표는 전북지역 지원유세를 다녔다. 전날까지 수도권 유세에 주력한 김 대표와, 영남 등 지방에 유세를 다닌 문 전 대표 간 '바통 터치'가 이뤄진 셈이다.
유세 지역구 선정은 전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전 대표가 방문한 5곳은 모두 더민주 입장에서 열세 혹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구였다. 특히 승리를 위해 국민의당과의 단일화가 절실한 곳들로 분류된다. 문 전 대표는 지원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문 전 대표는 은평구 연신내역 앞에서 "안철수 대표가 고집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라는 당차원을 넘어서서 총선 승리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더 우선순위에 놓고 생각해줬으면 한다"며 "단일화가 수도권 곳곳으로 확산돼 박근혜 정권의 심판을 기대하는 시민들께 희망을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 방신재래시장에서는 "지금은 제3당 구도를 말하기 보다는 우선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막는게 더 시급하다"며 "대승적인 관점에서 (국민의당이) 생각해줘야 한다"고 야권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1당을 오히려 강화시켜주고 다수 의석을 만들어주면 제1야당은 쪼그라든다. 제3정당도 군소정당이 된다"며 "그렇다면 제3당 구도가 무슨 의미인가. 제3당 구조는 제1당의 독점구조를 무너뜨리는 속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게 야권연대를 다시 한 번 압박했다.
5곳 지역구의 후보들은 모두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이기도 했다. 강서을의 진성준 후보는 '문재인의 호위무사'로 불린다. 박주민(은평갑) 후보는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이고, 강병원(은평을)·황희(양천갑)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며 문 전 대표와 관계를 쌓아왔다. 이용선(양천을) 후보도 민주통합당 출범의 한 축이었던 '혁신과 통합' 시절 문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등의 인연이 있다.
문 전 대표는 양천갑의 황희 후보 지원유세 중 거리연설을 통해 "황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밑에서 국정과 정치를 배운 분으로 양천 지역 토박이"라며 "지난 대선 캠프의 기획조정팀장을 했고, 박원순 시장 선거 때는 정책특보를 했다. 문재인이 밀어주고 박원순이 밀어주는 후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진성준 후보에게는 "지역 인기가 대단하다. 꼭 될 것 같다"고, 강병원 후보에게는 "인기가 좋다. 바닥민심을 뜨겁게 확인했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지원유세는 8시간 가까이 지속됐다. 끊임없이 주민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하며 손가락 2개로 '기호 2번'을 강조했다. 따뜻해진 날씨 탓에 문 전 대표의 얼굴에 땀방울이 흐르기도 했지만 웃는 얼굴로 지원유세를 해가 진 이후까지 이어갔다.
사진촬영과 사인요청도 일일이 응했다. 사인은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이 먼저다'를 이용했고, 사인을 한 이후에는 "사인 값이 비싸요. 10표씩은 주셔야 합니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유력 대권후보임을 증명하듯, 문 전 대표가 가는 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장 유세를 나섰을 때는 시민들의 통행이 불편해질 정도로 지지자와 취재진이 몰렸다. 특히 젊은층의 호응이 좋았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김종인 대표의 유세현장과는 차이났다.
더민주의 이번 총선 전략인 '경제 심판론'도 빼놓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들어 상위 1%는 좋아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 99% 국민은 사는게 더 나빠졌다. 국민소득이 줄기까지 했다"며 "더민주와 제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으로 가야만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려면 더민주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