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김무성의 '홀로서기'..朴대통령 향한 승부수

김성곤 2016. 1. 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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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유력 정치인의 발언은 허투루 나오는 법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며 정치인 김무성의 홀로서기를 예고한 것이다.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박 대통령과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애칭대로 보스기질이 다분한 김 대표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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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권력자 및 완장 발언, 朴대통령·친박 정조준'미래권력 vs 현재권력'의 불편한 동거관계4.13 총선 이후 朴과 차별화..독자행보 시동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국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정치는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유력 정치인의 발언은 허투루 나오는 법이 없다. 흔히 ‘워딩’으로 불리는 정치인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라면 전략적 판단과 이해득실을 모두 고려한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이른바 ‘권력자’ 발언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단순한 치고 빠지기라고 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며 정치인 김무성의 홀로서기를 예고한 것이다.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박 대통령과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애칭대로 보스기질이 다분한 김 대표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력자·완장’ 거칠어진 김무성의 워딩

그동안 김무성 대표의 워딩은 국회선진화법과 상향식 공천이 키워드였다. 여야 대치로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화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야권을 정조준해왔다. 또 4.13 총선 승리를 위해 상향식 공천이 필수적이라며 당내 친박계를 겨냥해왔다. 풀리지 않은 상황에 답답했을까? 김 대표의 워딩이 최근 거칠어졌다. 이른바 ‘권력자’ ‘완장’ 발언이 대표적이다. 거구에 어울리는 진중한 발언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김 대표와는 어울리지 않은 격한 성토였다.

26일 선진화법과 관련해 4년 전인 18대 국회 막바지를 예로 들며 “그때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반대를 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7일 “과거에는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돼왔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같은날 언론 인터뷰에서는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비판했다.

과연 권력자는 누구일까? 명시적으로 지칭하지 않았지만 누가봐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친박계는 강력 반발했다.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당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4.13 총선 이후 朴대통령과의 차별화 행보 서곡

김 대표는 4.13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예민한 시점에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들었을까? 김무성 대표는 여권을 대표하는 차기주자다. 18대와 19대 총선 당시 뚜렷한 이유없이 낙천의 아픔을 겪었지만 오뚝이처럼 기사회생해 여의도로 생환했다. 영입 케이스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여권에서 김 대표와 맞설 차기주자는 거의 없다. 다만 김 대표는 여전히 2% 부족하다. 친박·비박을 아우르는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19대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사실상 예약한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김 대표는 여권을 대표하는 미래권력이지만 현재권력인 박 대통령과 불편한 동거관계를 유지해왔다.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 방문 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론이 봇물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가 귀국 이후 ”죄송하다“며 박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7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 당시 ”대통령과 싸워 이길 수 없다”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옹호하던 입장에서 돌아섰다. 결정적 순간마다 꼬리를 내리고 현재권력에 굴복한 것.

돌이켜보면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소신을 지킨 적은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정국이 거의 유일하다. 김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다가 “친박에 좌장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쓴소리를 들었다. 김 대표의 용감한 시도에 민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관건은 김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새누리당의 4.13 총선 성적표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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