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지지율 5%..대선주자 지위 흔들리나(종합)

2015. 11. 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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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조사서 두달 연속 한자릿수..오차범위서 김무성에도 뒤져 "이대로라면 수도권 총선에도 악영향" 우려 고조 文측 "총·대선 승리 비전 제시가 관건"..묘수없어 고심

갤럽 조사서 두달 연속 한자릿수…오차범위서 김무성에도 뒤져

"이대로라면 수도권 총선에도 악영향" 우려 고조

文측 "총·대선 승리 비전 제시가 관건"…묘수없어 고심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동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호남에서 두 달 연속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 내홍에 휩싸인 채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문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냉대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총선 고전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지위마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갤럽의 11월 둘째주(10~12일)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10%)에 따르면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5%로, 박원순 서울시장(26%)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14%)에 뒤졌다.

특히 오차범위긴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9%)보다 낮았다는 것은 충격적인 부분이다.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한 달 전인 10월 둘째주 조사에서도 8%로, 김 대표(9%)에게 오차범위에서 밀렸다.

문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광주 92.0%, 전남 89.3%, 전북 86.3% 등 호남에서 9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지역민심 이반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보여주는 결과다.

이런 호남의 냉랭함은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2·8 전당대회 과정부터 징후가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의 '호남 홀대론'을 앞세운 박지원 후보가 전체 득표율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뒤져 고배를 마셨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6%포인트 가까이 앞서며 '당심'에서 이긴 것이다. 여기에는 전체 권리당원 약 26만명 중 절반이 넘는 14만5천명의 호남 당원 여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문 대표 체제 하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도 호남 민심은 싸늘했다. 지난 4·29 광주서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과반이 넘는 득표율(52.4%)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29.8%)에 압승을 거뒀다.

지난달 10·28 재보선에서 비록 광역·기초의원이 대부분이었지만 24곳의 선거구 중 광역 2곳을 건지는데 그치고, 텃밭인 호남 3곳에서는 함평 1곳만 당선자를 내는 수모를 겪었다.

당내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문재인 체제' 이후 호남향우회를 비롯한 호남권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우려가 나온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이들은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등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곳에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들일 동력이 떨어져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10·28 재보선 때 서울의 한 선거유세를 나갔는데 호남향우회 분들이 '새정치연합을 찍으면 문 대표를 도와주는 일 아니냐'며 선거 지원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호남이 등을 돌리면 내년 총선은 보나마나"라고 말했다.

호남권 한 의원은 "지역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서명을 받다 보면 '문 대표가 물러나면 서명을 해주겠다'는 사람까지 나올 지경"이라며 "정작 문 대표는 호남 민심의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것같아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 글에서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 5%에 "충격이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표현한 뒤 "문재인이 살아야 새정치연합이 살고, 호남이 살아야 문재인도 새정치연합도 산다.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표를 만나 문 대표가 사퇴하든지, 통합선대위를 꾸려 'N분의 1'로 참여하든지 결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문 대표가 호남에서 고전하는 것은 뿌리깊은 친노(친노무현)계에 대한 거부 정서에다 당 내홍 격화, 신당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의 친노 거부 정서는 참여정부 시절 김대중 정부 대북송금 특검,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인사 호남 홀대론 등이 겹치면서 켜켜히 쌓여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호남에서는 예전부터 친노(친노무현)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잔존해 문 대표의 지지율이 제약돼 있었다"며 "여기에다 최근 호남을 기반으로 한 신당 추진세력이 정치적 동력 확보를 위해 '문재인 비토론'을 적극 활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 스스로 호남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지 않은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호남권의 한 의원은 "문 대표는 호남이 다음 대선 때도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산 등 영남권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을 취한 것같다"며 "현재 호남 민심은 선거홍보물에 문 대표 얼굴조차 싣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 측도 적잖이 당혹스런 표정이다. 문 대표가 오는 18일 광주방송 행사에 초대를 받아 광주를 방문하는 것도 '텃밭 민심' 달래기와 함께 '신당 바람' 차단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표 측은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지지율 회복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마땅치 않아 고심이 깊어보인다.

문 대표 측 인사는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서 호남 지지율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통합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서 내부 분란을 정리하고 총선 체제를 잘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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