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진실·은혜'..朴대통령, 연이은 강렬한 화법

유기림 기자 2015. 11. 1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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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명료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총선용 메시지 해석 제기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의에서 한국전쟁 참전 전몰장병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5.11.11/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단순 명료하지만 정치적인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의미 심장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 회의에 참석,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다.' 잊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은혜를 갚는다는 그 말이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은혜' 발언은 회의 중간에 6·25 전사자들이 안장돼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 유엔묘지를 향해 1분간 묵념·추모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와 관련해 벨기에 참전 용사의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소원을 소개하면서 나왔다.

하지만 전날(10일) 국무회의 발언과 연관돼 내년 총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으로부터 돌아선 새누리당 의원들을 겨냥해 던진 말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왔다.

박 대통령이 전날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이란 이야기다.

야당은 이 발언이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5대 법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 등을 비판하는 자신들을 향한 것이라며 '총선 개입'으로 규정, 강하게 반발했지만 일각에선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계 현역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임기 말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친박(親박근혜)계를 총선에서 선택하라는 의미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단순 명료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의 박 대통령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 파동 당시인 지난 6월25일 국무회의에서도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신의 정치 심판론'은 결국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한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꼬집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날 "정치적으로 (박 대통령이) 자신의 세력을 당에 확고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를 주군과 주군을 따르는 수하의 관계로 보는 느낌이 조금 든다"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선 자기 상황과 소신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것인데 모든 것을 자신의 뜻과 다르면 배신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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