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乙) 위한 정당'이라던 새정치연합, 비정규직 당직자 과로로 쓰러져..우원식 을지로위원장 "당 들이박아야 하나"
‘을(乙) 위한 정당’을 주창하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비정규직 당직자가 과로로 쓰러진 사실이 알려졌다. 이 당직자는 당내에서도 ‘을지로위원회’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원식 을지로위원장은 “당을 들이박아야 하나”라며 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우 위원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의 비정규직 담당인 한모 팀장이 오늘 아침 쓰러졌다”면서 “혹시 뇌경색인지를 의심했는데 검사를 한 결과 다행히 뇌경색은 아니라고 한다. 천만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한 팀장은 과로로 인한 세반고리관 이상 증상으로 졸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위원장은 “(한 팀장이) 그 많은 비정규직 관련 일들을 거침없이 처리하고, 최근엔 ‘을(乙) 3000명 입당식’까지 거뜬하게 해내더니 결국 과로에 과로를 거듭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위원장으로서 미안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팀장은 을지로의 비정규직 담당인데 그 자신이 우리당의 비정규직”이라며 “정말 정규직으로 해도 충분한 실력과 열정과 노력이 있는데도 그는 비정규직이다. 오로지 우리 당이 민생 제일주의 정당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그가 비정규직이다”라고 했다. 그런 한 팀장이 과로로 쓰러질 정도로 당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데도 그는 비정규직이다“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계약 때도 그간 을지로위원회의 공로를 인정해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에 (당이) 응하기는커녕, 6개월 쪼개기 단기계약을 하려는 당에 맞서 1년 계약을 끌어 내느라 무던히도 노력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도 쏟아냈다. 문재인 대표를 포함해 현재의 지도부 모두 을지로위원회를 추어올리면서도 정작 내부의 을들은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직격했다. 우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을지로위원회가 열심히 잘 한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면서도, 전당대회의 모든 당권 후보들이 을지로의 성과를 확대하겠다고 하더니, 을지로위 또 다른 당직자들은 지난 승진심사에서 미끄러졌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업무가 너무 많으니, 당직자 한 명 만이라도 늘려 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해도 당은 늘려주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일들을 감당하려다 쓰러진 것이다. 이런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무능에 대해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을지로위는 현재 한 팀장을 포함해 모두 3명의 당직자가 일을 맡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협업을 통해 유기적으로 일을 하고는 있지만, 당직자들이 중간에서 모든 일을 관리해야 해 업무량이 과중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아왔다.
우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에 대한 을들의 요구와 현장활동, 그리고 해결성과를 보면 이 3명의 당직자들의 피로도가 얼마나 깊은지 안 봐도 ‘비디오’다”라며 “이런 활동의 결과가 한 팀장이 쓰러지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화를 참지 못한 우 위원장은 “사생결단하고 당을 들이 박아야 하나”라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당이 해결 하지 않으면 어찌 해야 하는지 위원장으로서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종일 한 팀장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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