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대표제' 시뮬레이션 해 보니.. 여야 손익 비슷, 여 영남·야 호남 입지 축소

박홍두·박순봉 기자 2015. 7. 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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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호남권 4석 늘어나고 서울·수도권 21석 추가로야당은 대구·경북서 5석.. 부·울·경서 11석 새로 얻어

‘야권발’ 선거제도 개편의 핵심인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시큰둥하다. 야당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제도”라며 적극 도입을 주장하지만, 여당은 “야당만 유리하다”면서 부정적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야당에만 유리한 제도일까. 19대 총선 득표율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살펴봤다.

“미치도록 바꾸고 싶다”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6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혁신안에는 당의 정체성을 ‘민생제일주의’로 하고, 당내 ‘민생연석회의’를 구성하며, 당선권 비례 후보의 3분의 1 이상을 민생복지전문가로 공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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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 손익은 비슷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방식이다. 지역구 출마자를 비례대표 명부에도 등록시켜 낙선해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이 되게 하는 식이다. 거대 양당이 독점해온 영호남 의석 구도가 깨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중앙선관위가 19대 총선 득표율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적용해본 결과, 새누리당은 현재 152석이 141석으로 11석 감소하고,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도 127석에서 117석으로 10석 줄어든다. 비슷한 수준의 감소폭이다.

지역별로는 새누리당이 야당 강세지역인 호남권에서는 4석을, 서울·수도권에서는 21석을 추가로 얻는다.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접전 끝에 사표가 됐던 득표 상당 부분이 의미를 가지게 된 결과다. 대신 여당 안마당인 영남에선 11~20석을 야권에 내주게 된다.

야당도 유사하다. 민주통합당은 불모지 대구·경북(TK)에서 5석을, 부산·경남·울산에서 11석을 새로 얻는다. 그러나 호남에선 5석을 잃는다.

여당과 제1야당의 의석수가 감소하는 대신 그 수혜는 자유선진당·통합진보당 등 군소정당이 입는다. 각각 5석과 21석이 증가한다. 강력한 제3당, 4당이 출현하는 것이다.

■ 정치적 득실은 복잡

전체적 손익은 거대 양당 모두 큰 차이가 없지만 정치적 의미는 다르다. 여당은 그동안 총 67석에 달하는 영남권 의석을 독식하면서 양당 구도하에서 국회 과반의석 확보가 수월했지만 제도가 바뀌면 쉽지 않아진다. ‘야대여소’ 구도가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면 의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좋은 제도지만 내각책임제 등 개헌 논의와 맞물려 논의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속내는 “야당을 허용하지 않았던 영남권을 잃을 수 있다”(당 관계자)는 위기감이 강하다.

내부적으로도 여당의 영남과 야당의 호남 정치 세력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호남에 지역구를 가진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지역구민을 대변한다는 차원에선 권역별 비례보다는 지역구 의원이 더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전체적으로 “도입하는 게 맞다”는 쪽이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28일 “다당제로 야권이 분열하기 쉬워 장기적으로는 여당에 유리하고 야권에 불리한 제도”라면서도 도입을 주장했다.

<박홍두·박순봉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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