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朴대통령은 미국갑니다

2015. 6.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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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마스크를 쓰려고 합니다. 불티나게 팔리는 N95는 구하지 못해 아내가 건넨 일반 마스크를 자동차 안에 놓고만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건 시쳇말로 ‘모양 빠지는 일’이라 주저하고 있으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셈입니다.

메르스 창궐을 왜 막지 못했느냐. 비판의 화살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여야는 물론이고, 보수 언론에서도 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형국입니다. 메르스를 잡아야 할 주무장관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전공이 보건 쪽과 달라 메르스 대응에 허둥대고 있다는 지적도 맞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 번 허둥대면 계속 그럴 수밖에 없죠. 선제적 대응 능력이 없는 부류들이 뼈져리게 수용해야 할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가 메르스 추가확산을 막느냐 못 막느냐의 최대 고비 주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겼습니다. 느닷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지역내 대형병원 근무 의사가 판정 전,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성남 접경 지대를 돌아다녔고 1500여명 이상이 모여 있는 곳에 머물렀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메르스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박원순 시장을 비난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유포해 불안감을 증폭시켰단 이유에서입니다. 의사가 접촉한 1500여명의 가족만 대충 따져봐도, 자택격리를 해야 할 숫자는 4,5배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해당 의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의 발표엔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지만, 일반인들의 우려는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공이 많으니 논점이 흐려지고, 배는 산으로 갑니다. 박원순 시장은 왜 이런 발표를 했을까요. 그는 보건당국을 원망했습니다.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요. 청와대와 문형표 장관은 이에 박 시장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관찰자 입장에선 박 시장의 행보를 두둔하더라도, 정보를 틀어쥐고 있는 중앙 정부의 주장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팩트’는 뭐냐는 의문이 남지만, 미지의 영역으로 가둬두는 게 현 정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이런 얘길 직접 나서서 하지 않고 참모들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전합니다. 왜 이럴까요. 요즘말로 ‘아, 몰랑’입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4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일찌감치 잡혀 있어서죠. 메르스 확산을 막지 않고 국정 최고책임자가 나라를 비워도 될까요. 박근혜식 사고방식이면 가능합니다. 한반도의 안보도 메르스 이상으로 중요한 사안이어서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세월호 참사의 1주기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중남미 순방이란 대의(大義)로, 도망치듯 희생자에 대한 예를 갖췄었죠. 한국의 경제 지평을 중남미로 넓히는 일은 장기적 관점에서 청년 일자리도 확충하고, 창조경제를 대내외에 알리기에 좋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못말리는 경제사랑입니다.

애처로운 건 새정치민주연합의 유승희 최고위원입니다. 당 내홍의 현장에서 한 때 유행가인 ‘봄날은 간다’를 불렀던 인물이죠. 이 사람이 분기탱천했습니다. 메르스 비상사태인데 미국을 간다는 박 대통령에게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한 것이죠. 먹힐까요. 어림 없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크게 봐왔던 박근혜 대통령이니까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럽 출장 일정을 취소한 것과는 격이 다른 겁니다. 다만, 박 대통령이 미국 입국할 때 메르스와 관련해 방역당국의 ‘체크’를 받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국격이 달린 일이니까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대통령님.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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