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피아 방지법' 상임위 통과되자 입법 추진한 주무장관이 "재검토"

구교형 기자 2014. 1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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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안행부 장관 "부작용 우려" 황당 발언.. 여·야의원 "할말 잃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57·사진)이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일명 '관피아 방지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자마자 부작용을 우려하는 발언을 해 '뒷말'을 낳고 있다.

정부안으로 입법을 추진해놓고 주무장관이 "법안 재검토" 입장을 밝히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관피아 방지법'이 통과된 직후 "공직자윤리법 기본 체제가 취업제한 기관을 통제하고 취업할 수 없는 직역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갔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의결 후 주무장관 인사말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에 여야 의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이 법안은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안행부가 내놓은 민관유착 방지안이다. 지난 6월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 여야 의원들이 낸 법안이 일부 합쳐져 5개월 만에 통과됐다. 주요 내용은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하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정 장관은 이날 "원래 공직자윤리법에서 말하는 윤리는 '모럴(Moral)'이 아니고 직무수행에 따르는 '에틱스(Ethics)'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철학적 개념을 끌어와 법의 개정 방향과 수위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회의장에서는 "강의 잘 들었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왔다.

말미에는 자기 손을 탄 공직자윤리법 이행권한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인사혁신처로 넘기기에 앞서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국회에서 패러다임 전체를 다시 정말 국가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을 정확히 구별해주는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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