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주자 22인 한줄평 화제 "유승민은 여권의 히든카드" "안희정, 영민한 정치 아이돌"

구교형 기자 2014. 9. 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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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국회 보좌진 사이에서 여야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인터넷 정치논객의 '한줄평'이 화제다. '거리의 인문학자'로 통하는 최준영씨(48)가 인터넷 사이트에 기고한 이 글 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급속 유포되고 있다. 정치인에 대한 1차 평가자인 보좌진의 호응을 얻을 만큼 그의 글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위트를 담고 있다. 보좌진 사이에선 '한줄평'과 대권주자의 실제 모습 간 일치율을 따져보는 검증작업이 인기라고 한다.

여권에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몽준 전 의원 등 11명을 평가했다. 그는 새누리당 기대주로는 유승민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꼽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남경필 경기지사, 이완구 원내대표, 이인제·김태호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을 기대주로 꼽았다. 최근 당 내홍 소용돌이 속에 섰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선 최고, 리더로선 2% 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안철수·정세균 의원,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유시민 전 의원 등도 최씨의 평가에 포함됐다. 한 보좌관은 문재인 의원에 대한 평가를 두고 "좋은 사람과 좋은 정치인은 확연히 다르다는 최씨 분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보좌진 사이에선 그의 '한줄평'을 패러디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세균 의원에 대해 "호남 다선 중 수도권 선거에 도전한 사람 있어? 노력에 비해 성적이 안 오르는 노량진 공무원 수험생"이라고 평가하고, 김두관 전 지사의 경우 "어찌 이장 하다가 장관 되니 관운이 좋은가? 조상 묫자리를 잘 썼나?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삐삐 같은 사람"이라고 촌평하는 식이다.

최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자료를 수집한 것은 아니고 감각적으로 경쾌하게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한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가의 길에 들어선 최씨는 2005년부터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최씨의 한줄평이 실린 인터넷 사이트는 수원지역 대안미디어 '너머'에서 운영 중이다.

- 여권 잠룡 11인 -

김무성 : 훤칠한 외모와 호방한 성격, 든든한 집안배경과 재력까지 갖춘 사람. 그러나 빈곤한 철학에서 나오는 천박한 언변으로 입만 열면 경쟁력이 깎이는 사람.

김문수 : 서민적 이미지와 성실한 품성. 드물게도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였으나 진보에선 배신자, 보수에선 여전히 미심쩍은 사람.

정몽준 : 축구협회장 시절 구축한 인맥 덕분인지 외교적 수완이 좋은 사람. 지나친 눌변에 재벌 출신 특유의 아집과 독선으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사람.

반기문 : 뼛속까지 관료인 사람. 역대 최약체의 UN사무총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귀국 후엔 대한적십자사 총재 정도를 하면 어울릴 사람.

원희룡 : 남경필과 함께 당내 소장파의 한 축을 형성, 친숙하고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함. 큰 선거의 경험이 없어 아직 단단한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

김태호 : 그야말로 덩칫값 못하는 사람. 자기관리가 안 되는 영원한 아마추어.

남경필 : 소장파의 상징으로 승승장구. '수신'과 '제가'에 실패해 '치국' 대신 '치명상'을 입었으니, '평천하' 보다는 '평정심' 찾기에 골몰해야 할 사람.

이완구 : 이름만큼이나 의뭉스러운 사람.

이인제 : 최다 당적변경과 최다 대권도전의 2관왕을 노리는 사람. 이쯤 되면 정치철새를 넘어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

유승민 : 여권의 기대주, 아직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여권의 히든카드.

오세훈 : 자기연민의 정치인이자 세기말적 낭만과 데카당스의 아이콘.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정치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하는 개인플레이의 대명사.

- 야권 잠룡 11인 -

박원순 : '박원순'을 넘어서야 '박원순의 가능성'이 열린다! 시민운동가와 행정가를 넘어 '정치인 박원순'으로 거듭나야 할 숙제를 안은 사람.

손학규 :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다가 우선 자신부터 '저녁이 있는 삶'을 살기로 한 사람.

문재인 : 제1야당 최대 계파의 수장이지만 정치력은 최악인 사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의 정치인 사람. 권력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권력을 잡을 능력이 부족한 사람.

안철수 :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된 새정치의 열망을 '전유'하려다 몰락을 자초한 사람.

김부겸 : 손학규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노무현의 길을 갈 것인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사람.

안희정 : 영민한 '정치 아이돌'이자 차분한 품성을 가진 사람, 아직은 자기 정치를 시작하지 않은 원석.

정동영 : 진보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현실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인 행보를 걷는 사람. 꺼지지 않은 휴화산.

정세균 : 관리형 리더 혹은 전형적인 바지사장 스타일. 대권은 바지사장을 뽑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김두관 : 스토리는 좋은데 스토리텔링이 안 되는 사람. 그동안 줄곧 자기 스토리를 까먹는 마이너스의 정치를 해온 사람.

박영선 : 국회의원으로선 최고, 리더로서는 2% 부족한 사람. 절치부심, 다시금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가치가 큰 사람.

유시민 : '싸가지 없는 진보'의 원조. 정당 파괴자. 좋은 머리에 출중한 언변과 뛰어난 글발을 갖췄으나 가슴(감성)이 메말랐다는 평을 듣는 사람.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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