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 징집 법치주의 위배"..참전 64년만에 첫 헌소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6·25전쟁 당시 10대 나이로 국가에 징집돼 자신의 키만한 총을 들고 전쟁을 치른 소년병 출신 노병(老兵) 5명이 참전 60여년 만에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6·25전쟁 당시 이뤄진 징집 행위가 법치주의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위헌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6·25참전 소년·소녀병전우회 박태승 회장은 "지난 13일 국방부·국회 등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며 "아동권 침해 및 국가의 책무 방기 등이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6·25전쟁 중 국방부 장관이 청구인들을 강제 징집한 것은 법치주의 원리를 위배한 것이고 청구인들의 아동권 등을 침해한 것도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강제징집으로 인해 아동의 권리 등을 침해한 상태에 대해 아무런 입법조치를 하지 않는 국회의 부작위 역시 위헌 사유에 해당된다"고도 했다.
6·25 참전 소년·소녀병들은 병역의무가 없는 만 18세 미만의 소년·소녀들이었지만 정식으로 군번을 받은 정규군이었다.
소년·소녀병들은 전쟁이 발발한 1950년 낙동강 전선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을 무렵부터 속속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는 지난 60년 간 소년·소녀병 자체를 인정하지 않다가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권유에 따라 정규군인으로 실체를 인정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요구는 여전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전우회는 16∼18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국가 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제정을 요청했으나 매번 자동폐기돼 최후 수단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며 "소년·소녀병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헌재가 현명하게 판단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10월 6·25전쟁 참전 소년·소녀병에 대한 별도의 보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6·25참전 소년소녀병 보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소년·소녀병은 2만9천여명에 이르며, 전우회 측은 이가운데 6천∼7천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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