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도 동성결혼 허용 논의 본격화 전망
상원, 동성부부 보건·연금·상속 등 권리 인정 법안 통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남미에서 가장 보수적인 가톨릭 문화를 가진 칠레에서도 동성결혼 허용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칠레 언론에 따르면 상원은 전날 동성부부에게도 일반 부부와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3시간여에 걸친 격론 끝에 표결에 부쳐져 찬성 28표, 반대 6표, 기권 2표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동성부부가 보건, 사회연금, 상속 등에 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남미 국가 중에는 아르헨티나가 2010년, 우루과이가 2013년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중남미에서는 최근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브라질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 문제에 유화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동성결혼 허용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교리가 동성애 행위 자체를 이유로 동성애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그들이 사회에 잘 통합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사회는 동성애자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도 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11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최근에는 등기소에 동성 간 혼인신고 접수를 의무화하는 조치도 발효됐다.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와 남부 킨타나로오 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다. 콜리마 주도 지난달 말부터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북부 코아우일라 주도 동성결혼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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