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이버사 표창자 공적서에 "해외·동포 대상 홍보" 명시

구교형 기자 2013. 11.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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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유학생 사이트에 '북풍' 조장 의혹사령관 "해외 조직 없다"국감서 진술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영관급 간부를 대장으로 하는 해외홍보 전담 조직을 만들고 중국·일본 등 주요국가 담당관을 국가별로 임명해 '정치글'을 작성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군은 줄곧 "해외 조직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이버사가 해외 교민·유학생을 상대로 한 조직을 별도로 운용해왔음(경향신문 10월26·29일자 1면 보도)을 보여주는 '사이버사 요원 표창 공적조서 내용'이 공개됐다.

1일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이 입수한 강모씨(36·중사)의 공적조서를 보면, 강씨는 '중국포털 및 동포사이트 대상 홍보로 북한체제 허구성 및 올바른 실상 전파'를 공로로 인정받아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0년 1월 사이버사 창설과 동시에 중국어 담당관으로 임명된 강씨는, 직위 항목에 '국외 담당'이라고 썼다. 이는 지난 15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해외 담당 조직의 존재 유무를 묻는 민주당 백군기 의원 질문에 "해외 조직은 없다"고 답한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준장)의 진술과 배치된다.

또 사이버사령부는 영관급 간부를 해외홍보대장으로 임명해 조직 통솔권을 부여했다. '맞춤식 병력관리'를 성과로 인정받아 표창을 받은 정모씨(49·중령)는 지난해 3월 해외홍보대장에 임명됐다. 개인적으로 일본을 상대로 한 홍보 활동에 주력한 그는 주요 공적에 대해 "일어권 내 군사 동향 파악 및 사이트 발굴, C-미디어전 대상 분석을 통한 작전으로 전·평시 주변국 지지 획득을 위한 국외 심리전 발전에 기여함"이라고 기술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군수뇌부들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표창을 받은 두 사람이 주력한 중국·일본의 웹사이트에는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글이 다수 게재됐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일본 규슈대학 한국인 유학생회 홈페이지에 '북풍(北風)'을 조장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학생회 관리자는 4월21일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몇 개의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중국 사이트 '온바오'에도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95건이 발견됐다.

이들이 해외 사이트에서 올린 글들은 대부분은 북한 체제를 비방하고 한국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일부는 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국내 인사를 매도하는 글로 그간 알려진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활동과 상당히 유사하다.

또 다른 요원의 공적조서에는 2010년 11월부터 올해 중순까지 해외 교민·유학생이 많이 사는 주요 14개국의 38개 사이트에 사이버사 요원들의 글 수천건이 올라온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도 등장했다. 김모씨(33·대위)의 공적조서에서는 "해외 8개 어권(미·일·중·러·독·불·아랍·스페인)에 대한 국가·국방정책 및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정보수집으로 국제사회 동향에 따른 대응방안 도출에 크게 기여"라고 적혀 있다.

<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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