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방해에 '국정원 국조' 흐지부지

2013. 7. 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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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물타기·시간끌기·퇴장 이어 특위 불참까지

남재준 원장도 불출석…개점휴업 가능성 커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등 선거개입 관련 국정조사가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김현·진선미 민주당 두 의원을 국정조사 특위위원에서 뺄 것을 요구하면서 열흘 넘게 시간을 허비한 바 있는 국정조사 특위가 이번엔 국정원 기관보고 앞에서 멈춰섰다.

새누리당 특위위원들은 국정원의 기관보고 비공개를 요구하면서 26일 특위 회의에 불참했으며, 남재준 국정원장도 여야 미합의를 이유로 특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기남 위원장 등 야당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국조 특위가 오전에 열렸지만, 의사진행 발언만 들은 채 파행으로 끝났다.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가 이날 지역구로 내려가 여야 간사간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조특위는 최소한 다음주 초까지는 개점 휴업할 가능성이 크다. 현장 방문과 청문회 등 남은 일정이 많고 증인·참고인 채택을 놓고도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데다, 미온적인 새누리당 태도까지 감안하면 다음달 15일이 기한인 국정조사가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특위위원은 "이대로 끝내면 되지 않겠느냐. 기자들은 휴가 가도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국정조사를 중도 좌초 위기로 몰고가는 것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으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애초부터 국정원 국정조사를 내켜하지 않았던 새누리당이 대화록 정국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여세를 몰아 박근혜 정부에 부담이 될 국정조사를 흐지부지 끝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같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제부터 새누리당은 엔엘엘과 관련한 일체의 정쟁을 중단하겠다. 민생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한 것도 정국 주도권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국정조사 보이콧 등 강성으로만 치닫지는 않고 여론의 흐름을 살펴본 뒤에 부분 재개 등 적절하게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전략가는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에 대해 여론이 크게 나쁘지 않으면 이대로 가는 것이고, 반대가 심하면 국정원 기관보고의 일부 공개로 야당과 타협해서 일단 재개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기관보고 불참에 앞서, 국정조사가 본격 시작된 지난 24일 법무부 기관보고 때부터 사실상 국정조사 진행을 방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25일 경찰청 기관보고에서는 새누리당 위원들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발언시간 초과를 이유로 전원 퇴장하는 등 두차례나 회의를 중단시켰다. 또, 질의 내용도 "국정원 직원인 줄 눈치채지 못하게 댓글을 다는 것은 장려해야 한다"(권성동 의원)는 등 대부분 국정원을 두둔하는 식이었다. 대놓고 무산시키지는 않더라도 지능적으로 김빼기를 하며 국정원 정치개입 진상 규명 노력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유창선 박사는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정조사를 물타기하거나 중도에 어물쩍 끝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경우 박근혜 정부 5년 내내 국정원 문제에 끌려다니는 등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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