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최장집 교수 영입.. 신당 창당 뜻

강병한·심혜리 기자 2013. 5. 23. 06: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싱크탱크 '내일' 이사장으로.. 최, 제3정당 필요성 강조"적대적 공생 양당체제 혁파".. 소장에는 장하성 교수 임명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2일 자신의 정책을 다듬을 '싱크탱크' 이사장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70·정치학)를 영입했다.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최 교수를 영입한 것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통해 독자적으로 정치세력화하겠다는 뜻이다. 경제민주화 정책에 일가견이 있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도 이사로 영입할 게 유력시된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인문카페 창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창립한다고 밝혔다. 이사장으로 영입된 최 교수, 소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학)도 이날 회견에서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이 자신의 정책연구소인 '내일' 이사장직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22일 서울 마포구 '인문카페 창비'에서 연구소 창립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진보정치 학계 원로인 최 교수의 안 의원 싱크탱크 합류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진보진영 내 대표적인 정당중심론자로 '제3의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도 "정당 창당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올 초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는 양당 구조가 기본 틀인데 제3의 정당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직하다. 양당제가 잘못 돌아가면 일종의 담합구조가 된다"며 "안철수씨가 한국 정치사에 기여하려면 제3의 정당을 만들어서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도 지난 18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형성된 기득권 정치체제를 청산해야 한다.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한 기득권 정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987년 이후 굳어진 보수 양당 체제 혁파를 줄곧 제기해온 최 교수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로써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 종점이 신당 창당이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민주당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최 교수의 지론을 수용하면 다당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통한 제도적 개혁 없이 기계적인 야권연대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안 의원 측 인사는 "당장 신당 창당은 불가능하지만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운 뒤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 본격 창당의 길을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 영입은 안 의원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회의원 정원 축소 등 주장으로 '탈정치' '반정치'라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한 보완적 차원도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 '최장집 사단'으로부터 반정치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방향을 거꾸로 틀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주요 의제는 경제민주화와 노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노동 없는 민주주의'를 지적해왔다. 연구소에 노동과 복지 정책 전문가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민주화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6월 초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창립 세미나를 준비 중이다. 경제민주화 전문가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를 영입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을 맡은 장하성 교수도 소액주주운동의 주창자로 경제민주화를 실천해왔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치학)도 이사로 거론된다.

최 교수를 고리로 한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교수는 손 전 대표의 후원회장이자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고문이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이 개설한 정치아카데미 강사로 최 교수와 장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손 전 대표 측 의원들이 최근 최 교수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전 대표 측 인사는 "독일에 체류 중인 손 전 대표가 유럽의 제3당 실태를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강병한·심혜리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