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는 아냐"

2012. 8. 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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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경제민주화 논의가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에 너무 치중돼 있다"며 "경제민주화 핵심은 보편적 복지국가, 자본시장 통제, 노동권의 강화"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성당에서 열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주제의 강연회에서 "(재벌 순환출자 금지 등을 요체로 하는) 재벌개혁은 자본가 집단 간의 권력배분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 민주주의와 크게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벌 총수를 쫓아내는 게 재벌개혁이라면 순환출자 금지가 효과야 있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외국 투기자본이 재벌을 접수한다면 누구를 위한 개혁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우리 국민은 행복지수나 자살률 통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꼴찌에서 1,2등을 다투는 불행한 국민인데 이런 불행은 고용불안과 복지부족이 주 원인"이라며 "경제민주화 핵심은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보편적 복지국가로 맞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구 고령화,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교육 훈련의 장기화,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인해 복지의 필요성은 점점 더 증대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보편적 복지국가 제도가 확립되지 않으면 사회적 이동성은 떨어지고 사회갈등은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빈세(국가간 자본거래세) 도입에 대해서는 "투기적 주식거래와 외환거래를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된다고 생각한다"며 "영국에도 일종의 토빈세가 있고 유럽연합(EU)도 도입을 결정했다"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한·미 FTA 폐기론을 주장했던 것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에게 아버지가 한 이야기까지 책임지라고 하면서 자신들이 몇 년 전에 한 것도 책임 못 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강연회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의 싱크탱크인 '담쟁이포럼' 주최로 열렸다. 강연회에는 문 후보를 비롯해 이정우 경북대 교수, 김용익, 민홍철 의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허란/이현진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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