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희, 지역구서 비례로 변경 직전에 현기환과 수차례 통화
새누리당 현기환·현영희 공천 금품수수 의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던 현영희 의원이 비례대표 신청으로 변경하기 전 현기환 전 의원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진상조사위 간사 이한성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현 의원이 8일 지역구 공천을 철회하고 비례로 전환하기에 앞서 현기환 전 의원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있어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을 14일과 16일 양일 중 조사위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양자가 수차례 통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검찰이 부인하지 않기 때문에 맞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중·동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현 의원은 공천 결과가 발표되기 불과 하루 전인 3월8일 지역구 공천을 철회하고,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이 때문에 지역구 공천 탈락을 귀띔받고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위는 이날 현 의원을 불러 지역구에서 비례대표 공천 신청으로 전환한 이유 등을 물을 예정이었으나 그는 검찰 조사 준비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 대선 경선 캠프 측은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 압박 대응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현 전 의원 혐의가 입증되면 두말할 나위 없이 박 후보는 심각한 정치적·도덕적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결론나더라도 의혹은 여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박 후보 캠프 정치발전위원회 소속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이 3억원의 최종 목적지를 파악하고 혐의를 입증해서 기소하면 차라리 편하다"며 "문제는 변죽은 다 울려놓고 세상에 말은 파다한데, 검찰에서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소할 수 없다고 하면 검찰과 새누리당이 동시에 망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친박근혜(친박) 의원도 "당과 박 후보 캠프 입장에서는 배달사고이건, 현 전 의원이 받았건 빨리 털어내는 게 좋다"며 "검찰에서 똑 떨어질 물증이 없다면 계속 공방이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처리할 예정이던 현기환 전 의원 제명안 논의를 오는 16일로 연기했다. 홍일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고위원회는 현 전 의원 제명안을 의결하고자 했지만 현 전 의원이 당 윤리위의 제명 결정에 재심 청구를 했다"며 "당헌·당규상 재심 청구가 들어오면 윤리위에서 심사를 한 뒤 최고위에서 다시 논의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전 의원 제명안은 14일 당 윤리위 소집 이후 16일 최고위원회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현 전 의원 제명안은 최고위원회 의결만 거치면 되지만, 비례대표인 현영희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지선·강병한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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