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다시 '盧 어젠다'.. 서울대 폐지·행정수도 부각

황대진 기자 2012. 7. 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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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선주자들 일제히 "세종시, 新행정수도로 격상해야".. 충청표 잡기

야권(野圈) 대선 주자들이 2일 공식 출범하는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등을 설치, 도시의 위상을 지금의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사실상의 '신(新)행정수도'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공약을 일제히 들고 나왔다. 2002년 대선에 이은 제2의 행정수도 공약으로, 연말 대선을 앞둔 충청권 표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날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들고 나온 '서울대 폐지론'과 함께 '어게인(Again) 2002'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 대선주자, 일제히 세종시 위상 강화 제시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세종시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고문은 "세종시는 참여정부가 행정수도로 추진했던 것인데 아쉽게도 헌재의 위헌 결정이 있어 행정중심도시로 위상을 바꿨다"며 "실질적인 기능 측면에서는 행정수도 같은 역할을 하도록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세종시는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곳"이라면서 청와대 제2집무실, 국회 분원 설치 등을 공약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을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헌재 판결은 지금도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미완성의 세종시는 신행정수도로 완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고문 측도 "경기지사 시절부터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한 행정수도 이전에 긍정적이었다"면서 "세종시 기능 강화에 찬성한다"고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측도 "지방자치와 분권화, 균형발전은 김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라며 "조만간 세종시 역할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주요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신행정수도'론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충청권 의원 8명도 국회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여야 대선 후보들은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를 공약에 반영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아직도 수긍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충청 표 얻으려는 전략"

세종시에는 2014년까지 국무총리실 등 16개 중앙 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16개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노무현 정부가 사실상의 수도 이전을 계획했지만 2004년 헌재 결정에 따라 규모가 축소된 행정중심도시로 방향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야권이 주장하는 청와대 제2 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는 법적으로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홍석 경북대 법대 교수는 "제2집무실과 분원은 보충적 기능을 할 뿐이므로 법적으로 헌재의 위헌 결정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헌재가 수도의 핵심적 요소를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라고 명백히 밝혔는데 굳이 제2집무실이나 분원이라는 형태를 따로 둘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4·11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충청권 강세가 입증됐다"면서 "야권으로선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충청 표심을 흔들지 않고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 스스로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당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슈는 2002년 이후 늘 충청 선거에서 유효하다"고 했다. 2002년 9월 당시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던 노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놓은 후 그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했다. 노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고 했다. 2004년 총선 때도 당시 열린우리당은 '선거 직후 수도 후보지를 정한다'는 스케줄을 내걸고 충청권 득표력을 극대화했고, 결국 충청 의석 24곳 중 19곳을 얻었다. 호남을 기반으로 부산·경남(PK)과 충청을 공략한다는 의미에서 '어게인 2002 전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새누리 일단 무대응

새누리당 은 야당의 제2 행정수도 논쟁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나중에 실현 가능한 당 차원의 대선 공약을 만들 때 고민해 볼 일"이라며 "야당의 이런저런 얘기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영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새누리당은 세종시가 명품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세종시 출범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그동안의 갈등을 해소하고 세종시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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