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없고 모함"이라던 박근혜 '인혁당 무죄'에 침묵
[한겨레] 23일 법원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무죄 판결에 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 안산 시화공단을 찾은 박 전 대표를 수행한 한선교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2005년 12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조작·과장됐다는 '국가정보원 과거 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의 발표에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것이며, 모함"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도 처음에는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개입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둔갑시켰고, 정수장학회도 제대로 된 서류가 있는데 진실위에서 날짜를 위조하면서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인혁당 문제도 증거는 없지만 정황이 이렇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2004년 8월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 자리에서도 소장파와 비주류 의원들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 정리를 요구하자 "그 동안 인혁당 등 여러가지 문제들은 법적으로 전부 결론이 난 사안들"이라고 잘라 말한 적이 있다.
한편, 한나라당의 나경원 대변인은 법원 판결에 대해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진 것이 큰 다행"이라며 "이 사건으로 고인이 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공식 논평했다.
열린우리당의 우상호 대변인도 "법원의 무죄 판결은 과거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집권기반 강화를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도록 강압했던 과거의 어두운 일면을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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