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운신 폭 좁아질 듯
일주일 간 이어진 파행 정국은 새누리당 이정현(사진) 대표의 단식 중단으로 끝을 맺었다.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이 대표는 이번 파행 정국 ‘주연’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단식을 통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나 사과 등 당초 내건 목표 중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여론 주목은 많이 받았지만, 실익은 많지 않고 내상을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국감 복귀가 결정되자 곧바로 단식농성장이던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조치를 받았다.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위의 중단 권유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박명재 사무총장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단식 중단 결정 및 국감 복귀 제안을 내놓으며 사실상 당의 결정을 주도했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그가 단식을 시작하고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며 당내 정치적 위상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간담회에서 “복귀 결정에는 일주일 간 누구보다도 가장 고통스러웠던 이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적 역량의 한계가 노출됐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거대 야당에 맞서 당의 대응을 총지휘해야 하는 대표가 단식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선택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지적이다. 단식 사흘째였던 지난달 28일 갑작스럽게 국감 복귀를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것도 정치적 상처로 남게 됐다. 처음에는 “정 의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죽겠다”며 시작한 단식이지만 결국 사퇴는 커녕 사과도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처뿐인 회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박(비박근혜)계 홍문표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지도부가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과연 국민에게 투쟁의 의미로 뭘 보여줄 것이냐.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요구가 의총에서 거절당하고, 이후 득세한 강경파가 정 의장과 '사생결단'을 낼 것처럼 으르렁대더니 돌연 국감 복귀를 선언하는 등 냉·온탕을 오가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대표로선 향후 여야 협상은 물론, 당내 설득과정에서 이번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제부터 이 대표가 진정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단식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보여줬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이후 확고한 리더십 강화로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냥 못 보겠다”…백종원, ‘90도 사과’ 뒤 곧장 달려간 이곳
- “보기 싫어!” 이재명 얼굴 친 이재민…지지자들, 기부 ‘취소’ 행렬
- 아빠 유전자 5% + 엄마 미모 몰빵…개그맨 오지헌 딸들 ‘믿기지 않는 외모’
- 전남편 15억 빚 갚는 중…61세 박해미 세 번째 결혼? 상대 누군가 했더니
- 방송서 속옷까지 벗었다... “정자 1억 개” ‘54세’ 男개그맨 정체
- “요즘 女공무원 너무 많아…산불 투입 어렵지” 울산시장 발언 논란
- "남자한테 참 안 좋은데~"… 우리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는 '이것' [수민이가 궁금해요]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