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은커녕.." 與에 번지는 위기론
더불어민주당(약칭 더민주)과 안철수 신당이 인재 영입 경쟁에 돌입하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 "이러다 우리만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은 "3당(黨) 구도에서 180석은 고사하고 과반도 만만치 않다"고들 하고 있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은 6일 본지 통화에서 "야당이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서 새누리당이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라며 "아무리 계산해봐도 수도권에서 30석을 더 얻지 못하면 180석은 어렵다. 그런데 30석을 더 얻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야당의 탈당 사태가 시작될 때만 해도 "야당 후보가 2명이 되면 선거는 필승"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3당 구도가 되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한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은 "3당 구도에서 안철수 신당이 중간층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버리면 오히려 우리가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총선 막바지에 가서 야권 지지자들은 앞서는 한쪽에 표를 몰아주려 할 것"이라며 "그러면 진보표와 중도표가 합쳐져 새누리당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위해 '180석'을 호소하는 데 대해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은 "180석 얘기하다가 오히려 견제 심리만 발동돼 새누리당이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의 인재 영입 경쟁이 새누리당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상향식 공천'을 내세워 인재 영입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신당과 더민주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데, 새누리당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면 결국 '과거 정당'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야당에서 인재라고 내세우는 수준의 그런 인사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해서 현장에서 뛰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야당은 인재 싸움 하는데 여당은 룰 싸움만 하는 걸로 비쳐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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