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ㆍ장필수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의 의회에 대해 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었다. 신하들 위에 군림하며 마구 화 내고 호통치는 왕조시대 여왕같은 언어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절차에 들어가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당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언급한 말들을 거론, “박 대통령은 국회를 난폭한 말로 비난하고 호통을 쳐 국회를 모욕했다. 여당 원내대표를 배신자라고 몰아치고 심판해달라고 응징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에겐 국회가 삼권분립의 한 축이라는 인식이 아예 없었다”며 “더욱 놀라운 건 새누리당의 태도다. 대통령에게 감히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납작 엎드렸다. 무릎 꿇고 반성문을 썼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했으니 다시 표결해서 찬성이 3분의 2를 넘는지 그 결과를 보면 되는 것인데, 여야 합의로 자신들이 찬성해서 통과시킨 법안을 그냥 폐기시키겠다고 한다”며 “그 방법으로 재의 표결에 아예 불참하겠다 한다. 용납할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표는 “국회의원은 모두 양심에 따라 직무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원의 책무”라며 “국회의원이 따라야 하는 것은 헌법기관의 양심이지 대통령의 지시, 지도부의 지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는 건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포기하고 의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삼권분립의 한 축임을 스스로 부정하고 국회를 청와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굴종하는 국민 배신의 정치다.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복종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인 걸 확실하게 일깨워 줘야 한다. 지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했다.

홍성원ㆍ장필수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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