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정치부 곽인숙 기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 발언에 대한 이른바 '마사지'(왜곡전달)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마사지'란 지난 1월말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임의로 축소 보도해 파장이 커지자 이동관 홍보수석이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금 '마사지'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회자되기 시작한 용어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BBC 회견과 CNN 인터뷰 내용이
김은혜 대변인에 의해 왜곡 전달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자,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마치 곧 (정상회담이)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금 '마사지'를 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공식 외신 인터뷰 내용을 청와대가 마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논란과 함께 언론계와 야당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의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 왜곡사태, 즉 '마사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재현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기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 출범식 및 연수회에서 최근 교육계 비리와 관련해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들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교장선생님과 선생님 등 교직에만 들어가려고만 애쓰지 말고 '내가 되면 어떻게 하겠다','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겠다' 의욕을 가져야 한다. 어른들 탓"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연아 선수 등을 언급하며 "그거 보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다. 어른들만 정신차리면 된다"며 "학생들은 끄떡없다"고 말한 뒤 교육 개혁과 연관지어 "선생님과 요즘은 교장 선생님들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주부 모니터단 등 4,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신차려야 한다"→"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로 '마사지'
그러나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부랴부랴 '마사지'에 나섰다.
"정신차려야 한다"를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로 '마사지'해 기자들에게 자료를 배포한 것.
이에 일부 기자들이 반발했으나 민감한 상황이니 고려해 달라며 본래 발언과 다른 자료를 배포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4,500여명이 한꺼번에 들은 발언을 어떻게 마사지하느냐", "대통령이 작정하고 한 발언같은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느냐"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CBS는 이 대통령의 원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이 대통령 "교장 선생님들 정신차려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CBS 기사가 보도된 후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이미 마사지한 자료를 원래 발언대로 "정신차려야 한다"로 수정해 다시 배포했고 일부 언론사들도 다시 기사를 수정해 쓰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번 논란이 있은 지 얼마 안됐는데 이동관 수석이 또 오버하는 거 같다"며 "청와대 관계자들이 정권 3년차가 되니 벌써부터 알아서 몸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참모가 적절하게 다듬어 대통령의 의지와 권위를 한층 높이는 과정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은 물론 나아가 실체적 내용과 의도까지 왜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해, 여당의 한 원로 중진은 "대통령 발언을 마사지 하는 것은 뜨거운 감자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홍보수석의 마사지가 대통령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불쾌감과 고통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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