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구속 참담"..10년 만에 또 고개 숙인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 발표…직접 10페이지 분량 사과문 작성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이 최근 김수천 부장판사의 뇌물수수 혐의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대법원장이 판사의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양 대법원장은 6일 대법원에서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양 대법원장은 "당혹감이 실로 참담하다"고 했다.
이번 사과를 앞두고 사법부 내부에서는 "판사의 개인 비리를 굳이 대법원장이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대법원장 본인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대법원장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A4 용지 10장 분량의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법원장은 실제로 이날 사과문에서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자기만은 신뢰와 존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강도 높은 어조로 판사들의 통렬한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특히 양 대법원장은 '법조 3성'으로 추앙받는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굶어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고 말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법관의 청렴을 거듭 강조하면서 "내부를 꼼꼼히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의 첫 대국민 사과는 1995년 2월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사건'이다. 인천지법 집달관사무소 직원들이 경매입찰 보증금을 횡령해 10명이 기소돼 주범은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당시 윤 관 대법원장은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2006년 8월에는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용훈 당시 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조 전 부장판사가 구속되기 전 법관을 사퇴해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 전 부장판사는 김씨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세 번째 사과의 발단이 된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로부터 차량 등 금품을 받고 그가 원하는 대로 재판을 한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 수사받는 상태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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