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사]'정운호 상습 거짓말' 알면서도..'우 수석'만 엮이면 믿는 검찰
[경향신문] ㆍ“우병우 잡아놨다는 말 한 적 없다더라” 한마디로 일축
ㆍ‘우병우 방탄 해명’ 자초…진술 변호사 “내 말 모두 진실”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49)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구속 기소) 말만으로 의혹을 차단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이 고소한 상대방 재판에서 번번이 거짓말을 한 인물이다. 검찰도 수사와 재수사를 반복하면서 정 전 대표의 진술 번복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검찰은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정 전 대표가 아니라고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우 수석을 위한 ‘방탄 해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홍만표 변호사(57·구속 기소)와 우 수석 관련 발언을 ㄱ변호사에게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홍만표 변호사(57·구속 기소) 1차 공판 때 등장한 ㄱ변호사의 진술 조서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상습 도박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된 후 접견 온 ㄱ변호사에게 “(홍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를 모두 다 잡았고 친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경향신문 8월25일자 1·3면 보도).
발언 당사자(정 전 대표)로 지목된 사람이 아니라고 한 만큼 전언자(ㄱ변호사)의 말이 ‘허언’이라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ㄱ변호사는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고소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 전 대표와 ㄱ변호사의 관계가 틀어진 만큼 ㄱ변호사도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과거 검찰과 법정에서 수차례 진술을 바꾼 것은 정 전 대표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상가개발사업자인 심모씨(62)는 2009년 6월부터 2010년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정 전 대표의 돈 72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사기)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심씨에게 72억2000만원을 빌려준 게 맞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1심 재판에서는 “차용금이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다시 입장을 바꾼 진술서를 법정에 제출했으나 재판에는 두 차례나 나오지 않았다. 한 사건을 두고 3차례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심씨는 2013년 9월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정 전 대표의 위증 혐의를 문제 삼지 않다가 올 초 그의 법조비리가 불거지자 지난 6월 위증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정 전 대표는 브로커 이민희씨(56·구속 기소) 관련 재판에서도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 전 대표는 “서울메트로 사업 우선협상업체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해달라”며 2010년 사업가 김모씨(51)에게 160억원을 줬는데 김씨가 이 중 20억원을 횡령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김씨는 “20억원 중 9억원은 서울메트로 대관 업무를 하는 이씨에게 줬다”고 주장했지만 이씨는 이를 부인했고 재판부도 김씨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정 전 대표는 이씨와 한편으로 재판에서 피해자로 등장한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김씨 돈 9억원을 받은 게 맞다”며 지난 6월 이씨를 구속 기소했고 정 전 대표도 관련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2월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날 ㄱ변호사는 “정 전 대표가 한 말을 진술했을 뿐 내 말은 모두 진실이고 (검찰 해명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유희곤·박용하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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